서성권 목사 [탑동중앙교회]
대통령 선거가 내년 3월이지만 벌써 온 나라는 대통령이 누가 될 것인가에 관심이 있습니다. 목사님들과 만나는 사적인 자리에서도 누가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눕니다. 대통령중심제 국가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는가는 중요한 관심사입니다.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지도자가 선출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문제는 편 나누기에 있습니다. 그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느 진영에 속하였는지에 따라서 지지를 보냅니다.
괜찮아 보이는 후보라도 내가 지지하는 진영에 속하지 않았다면 비난을 퍼붓습니다. 반대로 부족한 사람이라도 심지어는 범죄자라고 하여도 내가 지지하는 진영의 사람들에게는 계속적인 지지를 보냅니다. 목회자들도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특정한 지역의 출신들은 특정한 정당을 지지하는 행태를 보입니다. 신앙인이지만 목사지만 지역주의라는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신앙은 정치의 영역에 종속되는 개념이 아니라 정치의 위에서 판단하고 축복해야 합니다. 사울왕이 범죄하였을 때 사무엘은 강하게 질책하였습니다. 죄를 지은 사울왕을 비난만 했을까요? 사울왕이 버림을 받았을 때 사무엘은 사울왕을 위하여 울었습니다. 믿음의 왕 다윗이라고 무조건 지지해야 할까요? 다윗이 범죄하였을 때에 나단은 단호하게 죄를 지적하였습니다.
목사는 지역이나 정치적 이익에 종속되어서는 안 됩니다. 지역감정과 진영논리에 의해서 정치를 판단할 것이 아니라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의 시각으로 위에서 정치를 봐야 합니다. 축구경기를 할 때 마음에 드는 한쪽 편을 일방적으로 응원하는 사람이 아니라 두 팀 모두 공정하게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바르게 판정하는 심판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예수님 시대에 사람들은 예수님을 나사렛 예수라고 불렀습니다. 사람들은 나사렛 지역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날 수 있겠는가? 빌립의 말은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나사렛 예수는 지역의 편견이라는 틀을 깨셨습니다. 유대와 갈릴리를 넘어서 사마리아로 나갔습니다. 그리고 구원을 선포하셨습니다. 나사렛 예수는 나사렛의 지역이기주의를 지지한 분이 아니라 온 인류의 주가 되셨습니다. 지역주의를 깨뜨리신 나사렛 예수를 믿으면서 여전히 지역주의에 사로잡혀 있다면 예수님의 참 제자라고 할 수 없습니다.
목회자가 정치의 영역에 참여하는 것은 대단히 신중해야 합니다. 로버트 D 퍼트남과 데이비드 E 캠벨이 쓴 ‘아메리칸 그레이스’를 보면 미국주류교회 몰락의 중요한 원인 중에 하나가 교회가 정치에 지나치게 개입한 결과라고 주장합니다. 지나치게 정치적인 교회에 대해 강력한 반작용이 일어나서 교회 외부는 물론 교회 내부의 사람들까지 교회를 떠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습니다. 지나치게 정치에 몰두하는 교회와 목회자들에 대하여 그 진영의 지지자들은 열광하겠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확산됨으로 전도에 장애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치적인 목사와 정치적인 교회를 세상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교회는 교회의 자리에 있어야 하고 목사는 목사의 방법으로 정치를 축복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좌파와 우파로 분열되어 있습니다. 지역감정으로 분열되어 있습니다. 세대의 갈등으로 분열이 되어 있습니다. 빈부의 차로 인해서 분열되어 있습니다. 교회는 이런 분열에 편들기 해서는 안 됩니다. 교회는 이념의 벽을 넘어서야 합니다. 막힌 담을 무너뜨려야 합니다. 갈등을 해소하는 화평케 하는 자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누군가 저에게 좌파인지 우파인지 물어본다면 하늘나라에 속한 상(上)파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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