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성 목사 [초대교회]
1년쯤 전에 영종도 옆에 있는 신도라는 섬에서 하루를 백패킹을 하며 보낸 일이 있습니다. 그날 70초반쯤 되는 할머니 한 분을 만나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이 분은 제가 머물던 곳 가까이 있는 자그마한 공중화장실을 관리하는 분이었습니다. 1주일 중에 나흘정도 오전 중에 나와서 화장실 청소와 쓰레기를 처리하는 일을 하고 계신데 한 달 급료를 제법 받는다고 하셨습니다.
농어촌 노인들을 위한 취로사업의 일환으로 보였는데 자신이 거주하는 섬에도 그런 사례들이 많은데 전국적으로 생각하면 그 비용이 엄청나고 나중에 후손들이 감당할 짐이 너무 큰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촌노로만 생각했다가 그런 말씀을 듣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추석을 전후로 재난지원금이라는 명목으로 90%에 가까운 국민들에게 막대한 돈이 살포되었습니다. 작년에도 전 국민 모두에게 코로나를 이유로 돈을 나누어 준 일이 있습니다. 현재 사회 곳곳에서 돈들이 무차별적으로 뿌려지고 있습니다. 복지라는 명목으로 정치인들은 더 많이 돈을 나누어 주어야 한다고 목청을 높입니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런 일이 더 많아질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빚은 1,000조라고 합니다. 금년도 예산은 558조입니다. 정부는 대기업은 통제하면서도 코로나를 핑계로 모든 사람들에게 공짜를 남발 하고 있습니다. 나라의 빚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습니다. 국민들에게 공짜를 베풀면서 정부의 실책도 만회하고, 정권 재창출을 시도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지자체장들이나 국회의원들도 자기 지역구를 챙기기 위해서 모두 찬성 일색입니다. 나라가 망하든 말든 상관없고 우선 인기를 만회하고 국민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서 그야말로 ‘공짜탄’을 쏘아대고 있는 것입니다.
들리는 말로는 노인들 단기 알바에 3조 1,000억을 쏜다고 합니다. 군인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병장 봉급을 609,000원, 자기 개발비 10만원, 이용실 비용 1만원, 화장품 값 1만원을 줄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모두가 표를 매수하려는 것이 아닐까요. 하기는 이렇게 봉급을 인상하고 화장품 값도 준다는데 반대할 군인도 없을 것입니다. 아들을 군에 보내 놓고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을 위로하는 것이야말로 표를 얻기 위한 멋진 발상일테니까요. 장차 나라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상관없고 어차피 자신의 돈이 아니니 펑펑 쓰고 보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하다가 망한 나라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유럽 문명의 발상지이고 올림픽의 탄생국인 그리스입니다. 그들은 공무원을 늘려서 실업자를 해결했습니다. 공무원은 퇴직 후에도 95% 연금을 주었고 대학은 무상교육이었습니다. 결국 나라가 망했습니다. 지도자들이 공짜와 선심정치를 복지라는 이름으로 바꿔 나라를 통치하다가 최근에는 중국에 항구도 아름다운 섬도 팔아먹었습니다. 요즘은 EU와 IMF 구제금융으로 겨우 연명을 하고 있습니다. 남미의 아르헨티나와 베네주엘라도 비슷합니다.
오늘의 한국을 생각해 봅니다. 복지도 좋고 평등도 좋은 것입니다. 그리고 이 땅에 절대 빈곤은 없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코로나를 핑계로 국민에게 몇 십만 원 씩 나누어 준다는 포퓰리즘은 마치 마약 주사와 같습니다.
여기에 길들여진 국민들은 정부를 쳐다보도록 만들고 국민들은 지도자가 어떻게 해주기를 기다리고 힘들면 더 큰 것을 요구하게 만듭니다. 정말 어려운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선별적으로 세금이 쓰여져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성경은 말합니다. “누구든지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 공짜나 불로소득을 경계하라는 말씀입니다. 물론 일할 수 없는 이들은 돌보아야 합니다. 하지만 사지가 아직 멀쩡한데도 불구하고 정부에서 나누어 주는 돈만 바라다보면 결국 우리는 망국의 길로 가고 말 것입니다. 공짜는 마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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