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배 목사 [꿈을이루는교회]
엘리 제사장 때에 그의 며느리는 이스라엘이 블레셋에 법궤를 빼앗기고, 시아버지 엘리와 남편이 사망하고, 자신도 아이를 출산하고 죽어가면서 하나님의 영광이 떠났다는 뜻으로 그 아이의 이름을 ‘이가봇(Ichabod)’이라고 했다. 반면에 솔로몬이 예루살렘 성전을 건축하고 봉헌할 때에 성전 안에 구름이 가득하였다.
유대인들은 이와 같이 하나님께서 자신의 임재의 영광을 나타내 보이심을 ‘쉐키나(shekinah)’라고 한다. ‘쉐키나’의 문자적 뜻은 ‘거주’ 또는 ‘임재’로서 하나님이 자기 백성들과 함께 거하는 것을 말한다. 하나님이 떠나는 ‘이가봇’과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쉐키나’는 정반대의 현상이다.
에스겔은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보여준 환상(겔 8장~11장)에서 하나님의 영광이 성전의 지성소를 떠나 성전 문지방으로, 그 문지방에서 성전 동문으로, 성전 동문에서 동쪽 감람산 위로 떠나시는 것을 보게 되었다. 에스겔은 각종 우상숭배와 죄악 때문에 여호와의 영광이 성전에서 떠나는 이가봇의 현장을 목격했던 것이다.
쉐키나와 이가봇의 갈림길은 바로 하나님의 말씀이었다. 하나님의 말씀이 풍성할 때는 쉐키나의 역사가 나타났고, 하나님의 말씀이 희귀할 때는 이가봇의 현상이 나타났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순종할 때에는 곳곳에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나 하나님의 은총이 가득한 삶이 있었던 반면에 하나님의 말씀을 외면하고 불순종할 때는 하나님의 영광이 떠나므로 심판이 다가오고 말았다.
히브리어로 하나님의 말씀을 ‘다바르(dabar)’라고 한다. ‘다바르’는 ‘말’이면서 동시에 ‘행동’(사건)을 의미한다. 그 이유는 말이 곧 사건이고, 사건은 말을 통해 시작되기 때문이다. ‘다바르’에서 파생된 단어들 중에 대표적인 것으로 ‘데비르’(성소, sanctuary), ‘미드바르’(광야, wilderness), ‘도베르’(목장, pasture), ‘데베르’(돌림병, pestilence) 등이 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압 광야에서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쉐마(shema)’를 중요하게 여겼다(신 6:4-9). 제사장들은 성전 예배의식 중에 쉐마를 암송하였으며, 성전이 파괴된 이후에는 회당의 의식에서 암송하였다. 신약 시대를 전후해서 쉐마를 암송하는 관습이 정착되었고, 미쉬나가 편집(200년 이후)된 이후에 쉐마의 암송은 일상적인 생활 관습으로 자리를 잡았다.
가정에서도 아이가 태어나 말을 할 수 있게 되면 무엇보다도 쉐마의 첫 구절을 가르쳤으며, 죽음을 맞이하는 마지막 순간에도 쉐마를 암송하였다. 유대인 남자들은 매일 아침과 저녁에 쉐마를 암송하였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말을 시작하는 시점에서부터 죽음의 순간에 이르기까지 쉐마를 암송하였다.
같은 하나님을 섬겨도 어떤 사람은 쉐키나의 은총을 누리며 살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이가봇의 불행 속에 살기도 한다. 쉐키나와 이가봇의 갈림길은 ‘쉐마’ 곧 하나님 말씀이다. 성경이 완성된 오늘날에는 쉐마를 신명기 6장 4-9절의 말씀으로만 한정하지 않는다.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이므로 성경 전체가 쉐마이다.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시 119:105)라고 한 시편 기자의 고백대로 오직 하나님의 말씀이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등불(lamp)이며, 빛(light)이다. 성경은 우리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순종할 때에 쉐키나의 은총을 누리게 되고,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불순종할 때에 이가봇의 불행이 나타나게 됨을 가르치고 있다. 지금 우리 한국 교회와 성도들은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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