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회 총회 결산 ②
내년부터는 회의문화 일대 변화 예상
폐회하기 전에 자리 뜨면 차년도 대의원 자격 박탈

총회시마다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돼온 대의원들의 이석이 내년부터는 상당부분 줄어들 전망이다. 총회 폐회 전에 귀가하는 대의원들은 다음 총회시 총회대의원의 자격을 제한하는 헌장개정안(제92조 5항)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예년의 경우 첫날 선거후 5분의 4이상이 회의장을 빠져나가 둘째 날 낮 회무 때에는 600여명 대의원이 100여명대 수준으로 감소했었다.

그래서 정회 후 속회라는 형식을 통해 둘째 날은 재출석 점검 없이 회의를 진행했으며, 기타토의 시간에는 소수의 인원이 남아 ‘만장일치 결의’라는 과정을 거쳐 그것이 교단전체 구성원의 입장이 되는 기형적인 회의를 계속해왔다.
◇고질적인 미성숙한 회의문화= 이석하는 대의원들마다 개인적인 사유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교단내 흐르는 미성숙한 회의문화의 단면이라는 인식이 대다수이다.

이런 회의경시 문화는 사실 회의전반에 걸쳐있다. 과격하거나 절제되지 못한 언사는 방송을 타고 교단총회의 현주소를 고발하고 있으며, 일부 인사들은 헌장에 적시된 ‘3회 이상’의 발언으로 참석한 대의원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산하기관의 서면보고도 단골메뉴다. 각 기관의 1년 결산과 새로운 1년의 비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임에도, 어떤 노력과 헌신을 다했는지 무슨 계획을 갖고 있는 지에 대해 너무 무신경했다는 비판들이 나오고 있다. 총체적인 회의문화의 난맥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양질의 회의문화 기대케 해= 그런 면에서 이번에 개정된 ‘총회 폐회 전에 이석하는 대의원들에 대해 차년도 대의원권을 제한’하는 헌장개정안은 교단 회의문화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강제조항이지만 대다수 대의원들이 재석할 수 있도록 하는 ‘양적 보완’은, 결과적으로 질적 성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600여명의 대의원들이 회의 마지막까지 재석해 있다면 엄중한 대의원들의 시선을 의식해 총회를 좌지우지했던 인사들의 운신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으며, 기타토의에도 헌장개정안에 버금가는 진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 총회에는 추천대의원제도를 통해 860여명의 대의원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개회부터 폐회까지 800여명의 대의원이 재석해있는 위엄 있는 장관은, 예성총회의 성숙도를 대내외에 드러낼 표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