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쇠퇴하면서 목회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교회가 부흥하지 못하고 오히려 쇠퇴하는 것을 목회자 자신의 탓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변명이 있기도 하다. 저출산, 고령화와 풍요 속에 점점 시들어 가는 성도들의 교회 출석률 저하 등은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하는 변명이다. 하지만 사실 목회자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세속에 물든 것, 또 목회자 자신들부터 윤리의식에서 한 참 벗어난 것들을 문제 삼을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부인할 수 없다.

세상이 아무리 타락하고 부정과 부패가 만연해 있다 해도 목회자만큼은 여전히 세상의 빛과 소금이기를 기대하는 것은 언제나 동일한 요구사항이다. 목회자가 윤리적으로 깨끗할 때 설교에 힘이 있고, 신뢰감을 주며 결국 교회에 주어진 복음전파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다. 그러기에 목회자의 삶은 매순간 경건한 몸부림의 연속이어야 한다. 바울은 목회자의 전신갑주를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기도, 특히 성령 안에서의 기도를 강력하게 주문하고 있다(엡 6:10-20). 사실 목회는 무릎으로 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무릎, 즉 기도 대신 인간 처세술로, 말씀 대신 인간적인 요령으로 대체되고 있다. 결과만을 따지는 세속화된 방법론들이 목회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과정이 비윤리적이면 목적도 잘못될 수밖에 없다. 비윤리적인 과정을 통해서도 하나님이 영광 받으실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교회가 일부 목회자의 올바르지 못한 처신으로 세상의 비판을 받고 있다.

목회자는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보다 하나님께서 나를 어떻게 보시는가에 대해 더욱 유념해야 한다. 윤리적인 잘못을 하고 느끼는 두려움의 대상이 하나님이어야 한다. 목회의 기본 정신은 하나님이 사람이 되어 이 땅에 내려오셨다는 점과 사람이 되신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죽으셨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예수 그리스도처럼 낮아진 삶을 사신 분이 없다. 낮아질 때만이 다시금 원점에서 시작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는 것이다. 목회자 본인의 행동이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양심적이고 도덕적으로 옳은가를 매순간마다 돌아보고, 그렇지 못하다면 하나님께 회개하는 삶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목회자가 바로 선다면 쇠락해가는 한국교회가 다시금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나는 세속에 연연하지 않는가, 나는 정직한가, 나는 말에 책임을 지는가, 나는 대인관계에 신의를 저버리는 경우는 없는가, 나는 남한테 빌린 것을 갚지 않은 것은 없는가, 어떤 곤란한 문제가 생기면 교회에 떠넘기고 자신은 책임 회피하는 일은 없는가. 목회자가 하나님과 사람 앞에 당당할 때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