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우 목사(성나양교회)

『땅콩박사』라는 책은 매우 쉬우면서도 재미있고 또한 읽는 이들에게 큰 도전을 준다. 이 책은 흑인 노예의 아들로 태어나 온갖 고난을 이겨내고 땅콩으로 세상을 변화시킨 ‘조지 워싱턴 카버’에 대한 전기적 내용이다. 이 세상의 어느 누구도 카버 보다 불행하게 태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합법적인 노예제도를 종결시킨 남북전쟁 초기에 흑인노예의 아들로서, 그는 언제 태어났는지 부모가 누구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의 성도 돌봐준 사람들을 따 ‘조지’와 ‘워싱턴’ 등 2개나 된다.

열 살 무렵 농장을 떠나 노동자, 세탁부 등으로 어렵게 생계를 꾸려가면서도 학문에 대한 꿈을 접지 않으며 끊임없이 배우려고 노력하여 마침내 이십대 후반 고등학교 과정을 마쳤다. 청년시절에는 길바닥이 집이었으며, 추위와 배고픔을 벗삼아 지내면서도 결코 자포자기 하지 않았으며, 자학하지도 않고 삶에 대한 희망으로 진정 모든 역경을 이겨내었다.

당시 앨라배마는 목화 특산지역이었는데 목화가 땅속 질소를 잡아먹어 경작지는 얼마 지나지 않아 황폐해졌다. 이때 카버는 질소를 상실한 땅에 땅콩을 심으면 땅콩 재배에도 유익할 뿐 아니라, 없어진 질소까지 회복된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농민들에게 땅콩을 심으라고 권했다. 그런데 문제는 땅콩을 심은 농장마다 땅도 되살아났지만, 땅콩이 너무 많이 생산되어 땅콩 때문에 또 농민들이 망하게 되었다.

카버는 땅콩을 한 줌 손에 쥐고 태양을 바라보면서 하나님께 기도하며 물었다. “하나님 저 태양은 왜 만드셨습니까? ”그러자 하나님은 “네 분수를 생각하지 않고 너무 큰 것을 알려고 하는구나, 너에게 맞는 것을 물어 보려무나”하고 답하셨다. 그는 “하나님, 그럼 인간을 지으신 목적이 무엇입니까?”하고 다시 물었다. 하나님은 “아직도 네가 감당할 수 없는 큰일을 물어 보는구나. 질문의 범위를 좁히고, 의도를 분명히 하거라”하고 답하셨다.

그러자 그는 “하나님 어째서 땅콩을 만드셨습니까?”하고 질문하였다. 하나님은 “이제 좀 낫구나” 하시면서 “너는 즉시 땅콩을 한 줌 들고 실험실로 들어가 연구를 계속하여라’하고 응답하셨다. 카버 박사는 곧장 땅콩 한 줌을 들고 실험실로 들어가서 사소한 땅콩에 관심을 가지게 하신 것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고 굳게 믿으며 연구한 끝에 땅콩버터, 구두약, 크림, 식용유과 같은 식료품, 의약품, 화장품 등 300종류의 실용품을 고안해 냈고 땅콩을 원료로 제품을 가공하는 공장이 수십 개나 세워졌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카버에게 루스벨트 메달을 수여하며 그의 일생을 이렇게 요약했다. "카버는 평생 하나님의 진리를 탐구한 겸손한 과학자로, 흑인뿐 아니라 백인의 진정한 해방을 위하여 일생을 바친 사람입니다."

그가 생을 마감한 뒤 미국에는 그의 이름을 딴 '카버 학교'가 열여덟 개나 생겨났다. 가장 비천하게 태어났으면서도 가장 존경받는 사람이되었던 한사람, 인류에 봉사하고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 인종차별을 뛰어넘었던 그가 바로 조지 워싱턴 카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