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걸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2014년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한국인의 사망원인 1위는 암으로 그 이유는 암 발생이 절대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국민의 평균수명이 늘어나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평생 동안 3명중 1명이 암에 걸릴 수 있다고 한다. 우리들의 뇌리에는 암=죽음 이라는 공식이 각인되어 있을 정도로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죽어야 하는 상황에는 암 선고를 받도록 각본을 짜왔다. 그러나 요즘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암 진단을 받고 완치되는 확률이 60%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20년 전만해도 30-40%에 불과하던 완치율이 이렇게 올라간 것인데 선진국들과 대등하다.

그렇다. 암은 더 이상 죽음과 동일시하지 않는 시대인 것이다. 이렇게 완치율이 상승한 것은 치료기술이 좋아진 것도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예방과 조기진단의 덕분이다. 암으로 인한 사망이 1위인 시대에 정부의 가장 큰 정책은 암정복이었고 우리나라에 많은 5대암 조기 검진사업을 시작하면서 완치율이 서서히 상승하게 된 것이다. 어떤 암이든지 조기에만 발견하면 90% 이상 완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짧은 지면이지만 중요한 암을 피하기 위해 우리가 꼭 알아야할 점 몇 가지를 짚어본다.

첫째, 위암은 발생율 1위의 암으로 음식물 저장기술이 없어서 소금에 절인 음식을 먹다가 냉장고가 발명되면서부터 위암 발생율이 낮아진 미국을 보면 알 수 있듯 짠 음식을 즐겨먹는 우리나라 사람이 위암이 많은 이유이다. 짠 음식은 위벽의 점막층 보호막을 약하게 하여 염증을 유발하며 음식물을 통한 발암 물질이 위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 미끈한 장어를 잡기위해 소금을 뿌려주면 껍질을 보호하던 점액성분이 소실되어 쉽게 잡을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실험쥐에 소금과 발암 물질을 함께 먹인 쥐가 발암물질만 먹인 쥐보다 위암이 더 잘 생긴다. 짜게 먹는 습관을 바꾸어야 한다.
 
그러나 매운 음식은 오히려 항암작용, 항산화작용, 항노화작용이 있어 오히려 더 좋다. 문제는 매운 음식은 항상 짜다는 것이다. 그리고 고기 생선의 탄 부분에 발암성분이 있어 구워먹을 때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야채같은 식물성분은 탄 것이라 해도 아무런 해가 없다. 무엇보다 위암은 2년마다 한 번씩 위내시경만 잘 받으면 조기에 발견하여 간단한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다.

둘째, 대장암은 해마다 발생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데 수년 내에 위암을 앞지르고 1위의 암이 될 가능성이 높은 암이다. 서구화된 식단과 고지방식 그리고 운동량이 부족하여 컴퓨터 앞에 늘 앉아서 생활하다보면 걸리기 쉽다. 야채, 과일 섭취를 늘리고 적절한 운동과 함께 50세 이후 대장 내시경을 정기적으로 받아볼 것을 권한다. 장을 비우는 과정이 다소 불편하지만 이상이 없다면 5년에 한번 하는 검사이므로 감내할 수 있다. 그러나 용종이라는 혹이 발견되면 이런 용종에서 암이 발생되므로 이런 경우 3년에 한번 내시경을 권한다.

셋째, 유방암은 여성 1위의 암으로 초경이 빨라지고 저출산, 독신 여성 증가, 서구화된 고지방식단 등으로 발생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40세 이후 여성에서 1-2년마다 유방 X-선 촬영을 하고 한국 여성의 유방은 조직이 치밀하여 필요시 유방초음파를 함께 해야 한다.

과거에는 유방을 모두 절제하는 수술을 했으나 요즘에는 조기에 발견하여 대부분 유방을 보존하여 여성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무서운 폐암인데 암으로 인한 사망률 1위의 암으로 불행히도 조기 진단이 쉽지 않다. 직·간접흡연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것 이외에도 담배와 무관한 폐암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대기오염이 원인이며 폐로 유입되는 미세먼지는 폐암을 유발할 수 있다. 음식물 조리 시 고기 생선을 태울 때 나는 연기를 마시면 폐암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요리 시 환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기 진단을 위해 흉부 CT를 찍어야 하는데 방사선피폭을 줄인 저선량 CT를 찍으면 된다. 정부 검진 프로그램에서 폐암검진 CT는 지원하지 않으므로 스스로 검사해야하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여담으로 목사님들은 어떤 암에 걸리기 쉬울까? 목소리를 많이 쓰는 직업인 교사 성악가와 비슷하게 후두암 발생 가능성이 높고 교인들과 잦은 모임 등으로 칼로리 섭취가 많아져 대장암의 가능성이 높으므로 스스로 관리가 필요하다.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식하지 말고 나누어 먹고 적절한 운동과 함께 정기적인 검진을 받고 건강한 마음가짐 즉 영적 자기관리를 잘 한다면 암을 세련되게 피해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