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의 설교도 이런 표절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설교표절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닐 것이다. 여기에 목회자들의 석·박사 학위 논문의 표절과 심지어는 대필의 경우까지 자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표절과 달리 대필은 대필자가 입을 다물면 전혀 표시가 나지 않기 때문에 더 더욱 심각한 문제이다. 

설교 표절 문제는 일부 목회자에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교회의 크고 작음에 관계없이 목회자들의 설교 도용 시비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설교 표절 문제가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던 일이라고 한다. 다만 예전에는 교인들의 의식 수준이 높지 않았고, 언론에서도 별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알려지지 않았던 것뿐이었다고 말한다. 

지난 8월에는 교회개혁실천연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청어람ARMC,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공동 주최로 열린 ‘표절과 한국교회’포럼이 열렸다. 이날 포럼의 주요 쟁점은 교회와 신학계에서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는 설교, 학위논문, 신학서적의 표절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이날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표절의 심각성과 범죄행위임을 강조하고 이를 근절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표절은 하나님만 아시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성도들도 다 아는 것임을 강조했다. 

이날 발제한 서문강 목사는 설교 표절에 대해 “설교의 문제 자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그 설교자의 신앙 양심까지 수반되는 문제”라며 “하나님 앞에서 사람을 속여 자신을 높이는 기만적인 술수”라고 비난했다. 그는 “하나님이 설교자에게 주신 개별성, 즉 “나와 같은 설교자는 나 하나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하고 설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술논문이나 신학서적 표절에 대한 심각성도 도마에 올랐다. 차정식 교수는 “지도교수가 일일이 논문을 지도하거나 표절 의혹을 검증하기 어렵다 보니, 대강 구색을 맞춘 논문들이 너무 많이 양산되고, 개중에는 남의 논문을 거의 전부 베낀 경우도 발견된다”며 심각성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