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맞는 명절이지만, 금년에도 많은 사람들이 들뜬 마음으로 얼마 전 추석 명절을 보냈다. 추석이나 명절하면 우리는 주고받는 선물을 빼 놓을 수 없는데, 나 역시도 금년 명절에도 많은 성도들의 여러 가지 정성어린 선물들을 받으며 생각한 것이 있다. 

그것은 내가 마땅히 받아야 되는 것처럼 생각하거나 아니면, 그저 받은 기쁨에만 도취 되어 즐거워 하는 것이 아니라 선물을 준 입장과 그 형편에서의 선물의 값을 헤아려 보며 감사하는 마음과 더불어 그 선물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내가 목회하면서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는 선물이 있는데, 2008년 추석, 우리교회에서 부교역자로 섬기던 목사님이 명절이라 추석 며칠 전 택배로 선물을 보내왔다. 내용물은 생선으로 갈치와 조기, 그리고 고등어였는데, 집사람이 그것들 중 갈치를 꺼내 조림을 했는데, 얼마나 싱싱하고 크고 맛이 있는지 너무나 맛있게 점심을 먹었다. 

하지만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그것들이 내 형편에서는 손쉽게 먹을 수 있는 형편이지만, 이것을 보내온 목사님은 얼마 전 어렵게 개척한 개척교회 목사님이신데, 이런 생선을 한번이나 먹어 보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름지기 먹어보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지금도 먹을 수 없는 처지이다. 

그런데 과거 섬기던 교회의 목회자에게 나름대로 입은 은혜가 있어 감사함으로 최선의 것으로 보냈다는 사실이다. 그는 무엇인가를 바라고 보낸 것도 아니요,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보내왔음을 누가 보아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식사를 하는 동안 깊이 있게 이 선물에 대한 진한 감동을 느꼈다. 

오 헨리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면 가난한 부부 이야기가 나온다. 시계를 팔아 부인의 머리핀을 산 남편과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팔아 남편의 시계 줄을 선물한 감동적인 이야기다. 

또 스펜서 존스의 ‘선물’이라는 책을 보면 공기나 물처럼 언제나 평범한 것들이 우리 일생을 좌우하는 가장 위대한 선물이므로 그때그때 나에게 주어진 현재가 가장 평범한 선물임을 일깨워주기도 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 인간에게 평등한 선물을 주셨는데, 이는 값으로 책정할 수 없는 엄청난 선물인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시다.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는 것, 이것이야말로 우리에게 은혜로 주신 가장 값진 선물이 아닐까 싶다. 

사람들은 자신의 입장에서 볼 때 거저 받은 선물이라고 좋아하지만, 내 입장에서 볼 때는 거저 받았으나 주신 이의 입장에서 볼 때에는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르고서 준비한 선물을 우리에게 거저 주었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선물은 하나 밖에 없는 독생자로 말미암아 새 생명을 주셨다. 우리가 주신 이의 입장에서 생각할 때 어찌 그 사랑과 은혜를 거저 받을 수 가 있겠는가, 그러기에 우리가 하나님을 섬김에 있어서도 내 현실과 내 수준에 맞추어, 그분을 섬기는 것은 최선이 아니요 그분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나는 못 누려도 그분께는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여 드리는 헌신과 물질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러므로 선물을 받을 때마다 주신 이의 마음과 입장을 깊이 헤아린다면 훨씬 큰 감동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