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의 성탄이야기 - 안세혁 선교사

그러나 남아공에서 맞는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는 조금 독특합니다. 기독교가 신앙이 아닌 문화로 변질 된 이 곳 남아공에서는 11월부터 상점에서는 캐롤이 흘러나오고, 크리스마스 특별 상품과 행사들을 진행합니다. 성탄절 전야를 즐기는 사람들을 통해 메리 크리스마스란 인사를 들을 수 있지만 정작 당일에는 모든 상점과 식당마저 문을 닫고 휴가를 찾아가는 날로 전락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남아공의 크리스마스는 인간의 죄를 위해 이 땅에 친히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에 대한 감사와 기쁨을 기념하는 날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긴 휴가를 가기 위한 수단으로 일 년 중 가장 화려하고 세속적인 가운데 유흥과 쾌락의 시간이 되 버린 지 오래입니다. 그리고 긴 휴가 기간 동안에 많은 직장들이 문을 닫기에 하루벌이로 먹고 사는 빈민층에 속하는 사람들은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해 1년 중 범죄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때이기도 합니다. 

어느 날부터 크리스마스란 단어가 주는 설레임과 기다림보다 그 속에 숨겨진 슬픔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해 술과 쾌락으로 삶을 포기한 젊은이들, 어린 아이 때문에 학업을 포기해야 하는 마을의 미혼모들, 보고 싶은 가족들과 고향을 바라만 봐야 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이 땅 남아공에는 너무도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하실 때에도 진심으로 그를 기대하고 기다리며 준비하던 사람들이 바로 이런 사람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잠깐의 필요를 채워주는 물질이나 사람들이 아니라 영원히 변하지 않는 진짜 사랑임을 고백합니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친히 내려 오셔서 죄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다시 사심으로 허락하신 부활의 복음을 통해 몸소 증거가 되신 사랑입니다. 그래서 남아공에 사는 위로와 소망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장 큰 사랑, 가장 좋은 선물인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온전히 전해질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