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방안으로 교회의 도서관을 시청의 인준을 거쳐 공인된 ‘작은 마을 도서관’으로 인정받아 시민들에게 개방을 하고, 안양시가 추진하는 인문도시 강연의 장소로 교회의 시설을 개방하고, 시의 부족한 주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회주차장을 예배시간을 제외한 시간에 등록된 불신자에게 개방하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봄이 되면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도심천 주변의 산책로, 자전거도로 중간에 안양시는 작은 공연무대를 만들어 주고, 교회는 교회가 가진 문화 컨텐츠를 그곳에서 활용하고 채워줌으로 사람들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한마디로 정의하면 시민들, 불신자들은 교회로 들어오게 하고, 교회는 세상에 나가 복음을 담은 프로그램을 상호간에 제공함으로 교회가 편한 이웃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일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걸림돌이 발견되었다. 대부분 자격이 되는 교회들은 계획에 동의하고 반응이 좋아 10여개의 교회들은 안양시와 협의가 되어 진행 중이다. 그런데 일부 교회가 이미 그런 시도했다가 문제가 생겨 그만두었던 경험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 문제의 핵심은 불신자들이 교회가 제공한 편의를 누리면서 약속대로 행동하지 않는 것, 불신자들이 질서를 지키지 않으면서 교회와 성도들이 불편해졌던 것이다. 

그래서 몇 대형교회가 주차장 개방도, 도서관 개방도 멈추게 된 경험이 있어 난색을 표했다. 한마디로 좋은 일을 했다가 교회와 성도들이 불편함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다. 

불편함, 성도들은 얼마만큼 이 불편함을 견뎌야 하는가. 어디까지 참아야 하는가. 예수님은 인간의 몸 안에 자신의 크심을, 자신의 영광을, 왕의 위엄을 꾸겨 넣으셨다. 십자가의 죽으심으로 인간을 얻으신 예수님의 불편함은, 인간을 얻기까지 그분의 불편함은 과연 어느 정도였을까? 그리고 그분은 그 불편함을 어떻게 처리하셨을까? 

예수님의 삶의 방식은 그를 따르는 제자들조차도 이해하기 정말 힘들고 어려웠다. 왜냐하면 이 땅의 논리와 다르게 그가 방식은 어린 아이 같았고, 천한 종과 같았고, 자존심도 없는 사람처럼 미련해 보이는 삶을 살다가 남을 위해 죽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예수님을 따르는 것이 멋지고, 영광스럽고, 잘했다고 생각한 점도 많았겠지만 제자들도 예수님의 삶이 많이 불편했을 것이다. 예수님 인생의 가치는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의 그 고통을 대신 짊어지는 담대한 사람, 누가 아파한다면 대신 아파해 주는 긍휼의 사람, 누가 조롱을 당한다면 그 조롱을 대신 당해주는 용기있는 사람, 나아가 누군가가 죽어야 한다면 나서서 대신 죽어 주는 지극한 사랑을 가진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이런 예수님을 보며 제자들은 쓸데없는 삶이라고 말하며 그 길을 막아섰고, 불신자들은 그것이 천한 사람의 행동이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이런 삶이 미련 자의 행동인가. 이것은 가치없는 그저 우둔한 자의 불편함인가. 인간을 위한 예수님의 불편함은 그저 일곱 번을 참는 것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불편함이었다. 한발 전진을 위해 양보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불편함이었다.

얼마 있으면 나라의 지도자를 뽑는 선거가 있다. 교단의 지도자를 세우는 총회도 있다. 과연 저들은 사람들의 나음을 위해, 사람들의 평안을 위해 자신의 불편함을 감내할 수 있는 지도자들인가. 아니면 자신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잠시 참아주다가 불편함을 버리고 자기 살길을 챙기는 사람들은 아닐까. 오늘 다시 한 번 예수님의 불편함을 묵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