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선 박사 [前 성결대학교 신약학 교수]

오늘 한국교회와 예성교단에 하나님의 말씀에 따른 새로운 개혁운동이 필요하지 않다고 자신 있게 외칠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이 물음 앞에 종교개혁자들이 유산으로 물려준 ‘오직 성경’의 의미와 정신을 되새겨본다.  

첫째, ‘오직 성경’이라는 표어는 성경이 믿음·교리·신학 및 생활·삶·윤리의 유일하고 절대적인 규범과 표준이라는 것을 표현한다. 종교개혁자들이 로마교회와 논쟁하면서 그리스도교 교리를 새롭고도 개혁적이 되도록 진술하며 신학 체계를 구축할 때에 그 기초를 전통이나 관행이 아니라 성경에 두었다. 

우리의 신학은 성경에 대한 깊은 이해와 올바른 해석에 세워져야 한다. 성경은 정확하고도 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이다. ‘오직 성경’은 또한 성경의 충분성을 이해하고 확신할 것을 요구한다. 성경이 우리 믿음과 삶에 충분함을 아는 것은 깊은 성경연구에서 나온다. 성경에 대한 깊은 연구를 기피하고 다른 곳에서 무엇인가 더 나아 보이는 것을 찾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어리석다. 성경의 가르침을 깊이 있게 이해하면 우리는 충분함을 누릴 수 있다. 

둘째, ‘오직 성경’은 성경의 진실성(정확무오)을 수용할 것을 요구한다. 신학이나 목회에 있어 성경의 진실성에 대한 확신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얘기다. 신앙과 학문 사이에서 하나님 말씀으로서의 성서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복음서에 묘사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에 대해 불신하거나 회의해서는 안 된다(John H. Leith, Crisis in the Church: The Plight of Theological Education《교회의 위기: 신학교육의 궁지》참조). 역사적 예수는 곧 복음서에 묘사된 예수이기 때문이다(마 16:13-20; 또한 요 1:1-14; 골 1:15-17; 히 1:1-3 참조). ‘오직 성경’은 또한 진리의 표준으로서 성경에 정통할 것을 요구한다. 

성경에 정통하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성경의 전체적인 흐름인 창조, 타락, 구속, 새 창조를 통전적으로 이해하며 성경 내용에 능통하고, 성서신학적인 관점에서 성경의 통일성 있는 전체 메시지를 파악할 줄 알고, 성경 각 책의 독특한 성격과 공헌을 이해할 수 있고, 또 성경본문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본문의 본뜻을 끌어내는 석의 능력을 갖추는 것을 말한다.  

셋째, ‘오직 성경’은 더욱 더 올바른 성경 해석을 요구한다.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는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올바른 해석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기본적으로 성경해석학에 대한 이해와 석의방법에 대한 더 많은 습득과 훈련이 필요하다. ‘자의적’ 해석은 본문을 빙자하여 자기 말을 하는 것이다. 이것을 가능한 피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잘못된 성경해석은 믿음과 삶에 치명적 결과를 가져온다. 

이단들의 잘못된 성경해석이 이를 증거한다(장은철, 《이단들이 잘못 사용하고 있는 33가지 성경 이야기》참조). 이단들의 잘못된 성경해석과 같은 극단은 아닐지라도, 성경본문의 본뜻에서 어긋나는 해석이나 적용이 얼마나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지 스스로 살피는 일이 필요하지 않은가? 또한 ‘오직 성경’은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말씀의 권위에 굴복하고 회개할 것을 요구한다. 

하나님은 그의 말씀에 굴복하여 엎드려지는 사람을 요구하신다(사 66:2). 정통 신학을 지녔다 할지라도 정통 실천이 따르지 않으면 소용없는 노릇이다. 정통 실천은 ‘나’의 변화에서부터 출발한다. 나의 변화는 올바로 해석되고 선포되는 하나님의 말씀의 진리에 화답할 때에 일어난다. 결국 ‘오직 성경’은 하나님께 굴복하고 순종하겠다는 신앙의 발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