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수 목사  [신수동교회]

목사님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단 내의 목회자들에게도 아버지와 같은 분이셨다. 교단 총회를 신학교 5층 강당(현 성결관)에 모여 할 때 대의원들의 의견이 일치되지 않으니 앞으로 나오셔서 “아직 기도가 부족해. 일주일 기도하고 다시 모이라”고 하시며 총회 해산을 권면하셨고, 전국에서 모인 모든 대의원들이 한마디 불평 없이 교회로 돌아갔다. 

목사님은 늘 바른 길로 행하고, 바른 것을 가르치시는 분이셨다. 한번은 목사님께서 길을 가시다가 어린아이가 먹던 요구르트 병을 길에 던지는 것을 보셨다. 목사님은 아이 엄마에게 “아이 교육을 어떻게 하느냐”고 호통을 치셨고, 아이의 엄마는 그 권위 앞에 미안하다는 듯이 얼른 병을 집어 들었다. 목회자들에게, 길을 가던 아이와 엄마에게 바른 길을 가르치시던 그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고 그립다.

김응조 목사님의 삶과 가르침을 따라 나도 아버지처럼 자상하면서도 바른 것을 가르치는 목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한지 36년이 지난 지금, 다음 세대를 섬길 교회의 지도자를 세우고 떠나려는 마당에 돌이켜보니 더욱 아버지와 같은 자상하신 목사님, 교수님이 그립다.

전도사 시절, 영덕 지품면 수암리에서 2Km 떨어진 낙평이라는 곳에 당시 70년 전(현 107년) 세워진 다른 교단의 교회를 방문하였을 때, 우리 교단으로 말하면 지방회 대표되시는 분이 오셔서 그 교회의 현황을 보고 받고 교회 출석수와 재정 상태,  교회 사역에 대해 일일이 물으시고 지도해 주는 것을 보았다. 그 교단의 대표 되시는 분이 가신 다음에 그 교회의 담임목회자에게 물었더니 한 달에 한 번씩 오셔서 지도해 주신다고 했다. 

정말 부럽고 존경스러운 모습이었다. 나도 이 다음에 그렇게 후배들을 돌보아 주어야겠다고 생각했었지만 내 교회, 우리 교인들만 돌보다가 오늘에 이르고 보니 부끄럽기 짝이 없는 내 자신의 목회여정을 돌아보게 되었다. 아버지와 같이 위엄 있고 자상하신 스승 목사님, 자상하게 후배 목회 초년생을 돌봐 주시던 타교단의 형님 같은 선배 목회자의 모습에서 아름다운 참 목회자 상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