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십 년 간, 정체불명의 전염병이 우리 교단 전체를 휩쓸었다. 아니, 그 병은 시도 때도 없이 출몰해 전국교회를 집단 광기로 휩쓸리게 만들었다. 비록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은 되지 않았지만 매우 심각하고 치료가 어려운 병임에는 틀림이 없다. 멀쩡한 사람들을 놓고, 단지 그가 자신들이 말하는 그 희한한 질병에 함께 걸리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마귀나 사단으로 취급되도록 만드는 병이니 말이다. 이렇게 흘러온 지난 시간들, 이 전염병을 피해 ‘진실과 정의’가 무엇인지에 대해 물었던 사람들은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인간으로 살아가지 못하고 스스로를 코뿔소로 변하게 하고도 모자라 타인까지도 코뿔소가 되어야만 정상이라고 외치고, 코뿔소가 되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에게 모함과 협박을 일삼는 길은 결코 그리스도의 길이 아니다. 그 길은 코뿔소로 상징되는 근시안과 무지한 저돌성 밖에 없는 길 일 뿐이다. 

나는 인간으로 남아 인간의 길을 걸을 것이다. 인간으로 남고자 하는 사람들을 코뿔소가 되게 하겠다며 날뛰는 광기의 인간들과 싸워야 한다면 싸울 것이다. 전 교회와 교단을 코뿔소로 강제하려던 자들 그리고 그런 자들과 한통속이 되어 어울리며 찬양하는 어리석은 자들과 싸워야 한다면 싸울 것이다. 나를 포함해, 인간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을 인간이지 못하게 하는 모든 것들과 싸워야 한다면 싸울 것이다. 

그러기 위해, 나는 칼을 갈아 놓을 것이다. 내가 사랑한 목수 청년이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고 말 한 것처럼 나도 칼을 준비할 것이다. 감정과 관념보다는 이성과 실천으로 잘 다듬어진 칼을 준비할 것이다. 

사랑하는 성결교회 가족들도 부디 2017년 남은 한 해. 인간으로 잘 살아가실 수 있기를. 코뿔소들의 광기의 틈바구니에서 무사히 살아남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