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춘 목사 [교단 총무]

그런데 좀 더 깊이 생각하면 이 여인들의 모습과 그 탄식의 소리는 우리 인류 모두의 모습이며 소리입니다. 무덤 앞에서 어쩔 수 없는 우리의 모습, 누구도 그 무덤의 문을 열고 헤쳐 나올 수 없기에 그저 바라만 봐야만 하는 그래서 슬픔이요, 울음일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로 가셨을 때 예루살렘 여인들은 슬피 울었습니다. 죽음은 종말이요 고통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무덤에 갔을 때 무덤의 돌은 이미 굴러져 있었습니다. 주님이 부활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두려움 대신, 슬픔 대신, 눈물 대신, 웃음을, 감격을, 기쁨을 가지고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부활입니다. 이 부활은 가장 먼저 죽음에 대한 전통적 이해를 뒤집어 놓으셨습니다. 사실 죽음은 모든 사람이 가장 심층에 자리 잡고 있는 괴물입니다. 사람들이 정말 무서워하는 것, 그것은 죽음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부활은 죽음이라는 것이 공포와 두려움이 대상이 아니라, 부활을 경험하는 과정에 불과한 것임을 밝혀주고 있습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의 부활을 목격한 다음에 일어난 변화가 바로 이것입니다.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주님이 십자가에 못 박힐 때는 죽음이 그렇게도 두려워 모두 도망쳤으나 부활하신 주님을 경험하고 난 후 그들은 죽음의 위협 앞에 당당히 맞서는 삶을 살 수 있었습니다. 더 나아가  바울은 오히려 빌 1:23에서 “떠나서 그리스도와 함께 있을 욕망이 더 크다”고 말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소식을 듣고,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을 입은 그들은 달려갔고, 주님이 부활하셨다고 힘껏 외쳤으며, 그 감격 속에 자신들을 죽이려는 세력 앞에 오히려 웃을 수 있었습니다. 기억하십시오. 부활은 이 땅의 모든 생명들이, 하나님이 만드신 모든 피조물들이 죽음으로 인해 두려워하는 것을 극복하게 하는 하나님의 은총이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또한 죽음의 문제를 극복하게 한 부활은 이 세상 속에서 불의, 악은 결코 진리, 의를 이기지 못한다는 사실을 가르칩니다.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을 보고, “성전을 헐고 사흘 만에 짓겠다던 사람아,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거든 네 자신을 구원하고 십자가에서 내려오라, 남은 구원할 수 있었으나 자기 자신은 구원하지 못하는가, 이스라엘 왕이여 지금 십자가에서 내려오라 그러면 우리가 믿겠다.”고 조롱과 멸시를 했습니다. 즉 주님은 조롱과 멸시, 불의와 악의가 판치는 속에서 죽으셨습니다. 이렇게 불의가 정의에게 승리하고, 선은 십자가에 못 박히고, 악이 오리혀 개선가를 불렀습니다. 어두움이 빛을 삼켜버렸습니다.

누가 우리를 위하여 이 무덤의 돌을 옮겨 줄까? 하는 탄식의 노래 밖에 할 수가 없었지만 부활의 아침은 오고야 말았습니다. 그래서 불의가 이긴 것이 아니라, 악이 이긴 것이 아니라 진리가, 의가 이겼다는 것을 외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부활의 은총을 누리는 목사로 모든 지체들에게 우리 힘차게 그리고 당당히 진리의 걸음을 당당히 가자고 외칩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길을 왜곡해서 걷지 말고, 바른 길을 걸어갑시다. 

힘들 수 있습니다. 십자가를 지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결코 불의는 이기지 못합니다. 더 나아가 주님의 부활은 우리에게 우리 모두의 본향을 향하는 비전을 가지게 합니다. 만일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다음, 부활하지 않으시고, 그 부활의 흔적을 보이지 않으셨다며, 그냥 그렇게 사라지셨다면 우리는 예수님이 남겨주신 가르침을 근거로  ‘죽음 이후의 세계’에 관하여 추측을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죽음 이후에 다시 부활하심으로 그리고 그것을 보이심으로 우리에게 분명한 비전을 열어주셨습니다. 즉 우리의 삶은 끝이 아니라 영원한 세계, 하늘의 세계, 주님이 가신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두 눈으로 선명하게 보며 살아가게 하신 것입니다. 이 은혜에 젖어 우리에게 허락된 이 후의 삶도 힘차게 당당하게 감사하며 부활의 복음을 외치며 살아갑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