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장애인주일을 지키기 시작한 것은 30년이 채 되지 않았다. 장애인주일을 제정하고 이를 지키게된 배경에는 UN의 ‘세계장애인의 해’ 지정과 1988년 ‘서울장애인올림픽’ 이후 장애인 관련법 제정 등의 움직임이 있었다. 

이런 일련의 활동들을 기점으로 교계에서도 장애인교회와 선교단체들이 급속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1989년에는 한국장애인선교단체총연합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장애인의 날이 지난 첫 주일을 장애인주일로 제정하였으며, 1990년 한국기독교개신교단협의회에서도 4월 넷째주일을 장애인주일로 제정하게 되었다.

우리 예성은 한국기독교장로회의 뒤를 이어 교계에서는 두 번째로 지난 1991년 부터 장애인주일을 제정하여 지키고 있다.  

초창기에는 장애인주일을 맞이하여 장애인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와 장애인 특별 초청예배, 모금활동을 통한 장애인 지원 등의 활동을 하였으나, 지역교회들의 관심 부재 속에 점차 장애인주일이 잊혀져 가고 있다. 장애인 선교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이에 대처해 왔으나 내외부적인 상황으로 지속적인 관심과 정책을 쏟아 내지 못하고 유명무실해져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더욱 안타까운 것은 정작 장애인주일에 교회에 장애인은 없는 것이다.

이는 비단 교단만의 문제에 국한되지는 않는다. 1천만 성도를 자랑하는 한국교회지만, 장애인 중 기독교인은 5% 미만이며, 더욱이 이들 중 상당수는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기보다는 가정이나 혹은 제3의 장소에서 자신들만이 별도로 신앙생활을 유지해오고 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많이 사라졌다고는 하나 아직도 장애인들은 사회적 편견으로 큰 상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아무런 불편이나 거리낌 없이 말씀을 듣고 은혜 받고 교제할 수 있는 환경적 배려도 중요하다. 하지만 장애인을 바라보는 비장애인의 시선이 남다르다면 그들은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때문에 교회의 역할은 중요하다.

한 사람의 장애인이 교회에 등록할 때, 그의 가족들도 함께 출석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교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들을 바라보고 대하는 시선과 손길에서 그 교회를 평가하고 떠나거나, 혹은 믿음을 갖기도 한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교회 안에서 편견과 차별을 없애고, 영적 장애로 고통 받는 사람을 구원하고, 신체적 장애를 가진 이를 보듬으며, 서로가 하나 되어 복음사역에 동역하고 주님의 일꾼이 되는 것이다. 

남들보다 먼저 장애인주일을 제정했다는 역사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현재의 우리 모습을 돌아보고 과연 우리가 이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이고, 십자가의 사랑을 어떻게 나눌 수 있을 것인지 되돌아 보아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