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렬 목사 [창동성결교회]

그 후 본격적으로 바다를 경험하며 바닷가에서 삶의 자리를 펼친 것은 군대생활을 통해서였다. 서해안 대천 바다와 역동적인 천수만의 바다 물결을 통하여 군생활의 낭만을 누리며 지냈다. 서해안은 갯벌이 아주 넓게 펼쳐 자리하고 있고, 여성적인 섬세한 바다의 생태환경은 감수성이 절절히 묻어간 청춘시절 나에게 깊은 사색과 성장의 역사를 갖게 하였다. 

짧지 아니한 3년 기간의 해안 경계병으로 갯벌에서의 경험은 나를 풍성하게 삶을 갖게 했다. 그 바다에서 목격한 가장 큰 신비는 밀물과 썰물이었다. 썰물이 되면 가득 찼던 바닷물이 놀라울 정도로 모두 다 흘러나간다. 빠져나간 것은 단순히 물만이 아니라 물고기와 해산 자원이 모두 사라져 버린다. 하지만 밀물의 때가 오면 끌고 나갔던 물고기와 그 바다에 포함된 축복의 소산들이 함께 밀려들어온다.

그러나 자연계인 바다에만 밀물의 때가 있으며 썰물의 시기가 있겠는가? 그것은 인생에도 밀물 썰물이 있다. 가정에도 밀물 때와 썰물 때가 있다. 어떤 가정은 밀물이 밀어 닥치듯 생명의 역사로 풍성히 잘된다. 하지만 썰물의 가정이 되면 건강도, 경제도, 자녀도, 부부간의 사랑도 잘 되지를 않는다. 다 닫히고 답답한 현실이 자리한다.

누가 이 현실적인 가정의 밀물과 썰물을 컨트롤하며 간섭하실까? 자연계와 마찬가지로 개인과 가정 그리고 공동체의 밀물 썰물 또한 하나님의 주재권 가운데 거하는 것 아니겠는가?

오늘 시론(時論)의 단상에서 필자가 언급하고 싶은 이야기는 지금 부터이다. 하나님께서는 구속역사나 세상역사의 주재권자이신 것을 나는 신뢰한다. 그런데 역사(history)의 시금석이며 방향키는 오직 교회가 나침반이며 방향키(Key)라고 본다. 우리 민족이 이곳에 이르도록 이끌었던 결론이 있다. 그 기초는 철저히 밀물처럼 밀려들어온 축복의 역사가 이 민족위에, 우리 조국 교회를 통해 얻어진 열매들일 것이다. 과거 70, 80년대에 우리 민족은 밀물의 어장이며 축복을 누리기에 넉넉한 들판을 거닐었다.

이 조국강산에 한국 교회를 기초로 밀물처럼 불러 일으키셨다. 바닷물이 갯벌로 밀려들어오듯이 교회는 하나님의 은혜, 진리의 말씀, 열정적 기도, 철저한 헌신, 순종이 교회에 가득했다. 그래서 교회가 한국 민족, 조국 강산의 부흥의 밀물이 파도를 일으켜 우리에게 장엄한 결산과 은총을 주셨었다.

숫자적으로 부흥했고 성도의 성숙과 믿음에 강력한 역사가 일어났다. 또한 경제적으로 충분한 풍년의 곳간을 채웠었다. 그러나 그 세월의 흐름 가운데 지금 우리는 큰 기로에 서있다. 그것은 그 부흥의 물결, 은총의 밀물이 충만한 지속과 축복의 역사를 붙들지 못하고 가히 썰물의 조짐이 시작되고 있다. 이내 썰물로 위기와 또한 두려움까지 절망으로 냉각되어가고 있다. 벌써 조로현상(早老現狀)이 왔다. 교회가 밀물의 은총으로 은혜 가운데 축복을 나누기도 전에 벌써 썰물이 되었다. 우리는 초라한 좌절을 느끼며 이 곤고한 어려움 가운데 이구동성으로 안타까움을 논하고 있다.

알 수 없는 미래의 불안으로 썰물이 출발되고 흘러 빠져가는 조국교회, 교단, 교회의 역사에 신실한 대안은 없겠는가? 본질을 붙드는 게 사는 것이 아닐까?

주여! 우리를 긍휼히 여기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