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3년여 간의 6.25전쟁으로 폐허와 절제절명의 벼랑 끝에서 놀라운 속도로 발전을 이루어 세계 10대 교역국으로 우뚝 서게 되었다. 이처럼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세계 각국들의 6.25전쟁에 다양한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으며, 우리 선조가 다시는 전쟁이 없고, 가난이 없는 삶을 위하여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땀 흘려 수고한 결과였다. 그러나 우리는 이렇게 놀라운 경제 부흥을 이루었지만 정작 이 땅의 건강한 젊은이들과 수많은 국가들의 존귀한 생명들의 아픔과 희생 위에 세워진 조국임을 쉽게 잊어버리고 말았다.

역사는 한 사람의 역사가 있고, 가정과 국가의 역사가 있다. 그 어떤 역사도 결코 잊으면 안 되는 역사다. 또한 역사를 되돌아보며 역사로부터 배워 과거의 아픔을 반복하지 않고 새로운 삶, 새로운 나라와 시대를 만들어야만 하는 지혜를 얻어야 한다.

알고 있는 것처럼 6.25는 끝난 전쟁이 아니며 그렇다고 쉽게 잊을 수 있는 전쟁은 더더욱 아니다. 반드시 기억하고 미래의 소중한 자원으로 삼아야 할 뼈아픈 6.25전쟁이다. 그러므로 6.25전쟁을 반면교사로 삼아 앞으로 우리가 나갈 길을 열어야 한다. 평화로운 세상을 세워가는 힘과 에너지로 삼아야 하고, 더 큰 아픔을 겪지 않기 위한 지혜가 되어야 한다.

또한 오늘 이 사회가 겪는 다양한 아픔들도 6.25전쟁을 통하여 얻은 지혜로 치유할 수 있어야 하고, 불신과 반목을 해결하는데 큰 지렛대로 삼을 수 있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또 다른 아픔을 겪을 수 있고, 그로 인하여 피를 토하는 고통을 겪을 수 있다. 과거의 쓰라린 아픔을 겪지 않기 위하여 우리는 힘을 모으고 생각을 모아 지혜를 얻어야 한다. 그리고 세계 60개국의 도움을 기억하며 자자손손 뼈아픈 이 역사를 전하고 가르쳐야 한다.

그렇게 배워 얻은 모든 지혜만이 세계 각국의 아픔의 현장으로 달려가 상처를 싸매줄 수 있는 겸손한 지혜자, 성숙한 지혜자가 될 수 있다. 배고파 본 자가 배고픔을 알고, 아파본 자가 아픈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기 때문이다. 6.25전쟁이 그냥 동족 간에 총부리를 겨누며 피 흘린 6.25전쟁이 되지 않으려면, 삶 가운데 끝없이 6.25전쟁이라는 역사의 수첩을 꺼내서 돌아보고 돌아보아야 한다. 6.25발발 67년을 맞으며 ‘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