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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인 목사 [평화교회]

올해 공교롭게도 여전도회전국연합회, 남전도회전국연합회 수련회 강사를 맡아 한꺼번에 저들을 지켜볼 기회를 가졌다. 그동안 목회자 수련회를 비롯하여 장로수련회와 산상집회, 청소년 수련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요즘처럼 개인주의화, 이기주의화, 독립주의화 되는 포스트모던 세상에서 연합하여 모이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무더운 여름날 많은 인원들이 모여 수련회를 갖는 것은 칭찬할 일이다. 수련회에 참여하면서 다들 느끼는 것이겠지만 몇 가지 생각을 제안하고 싶다.

수련회, 축사나 격려사 순서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인사도 필요하고, 교단 일이니 교단장이나 타 연합회 임원들 축사도 필요하겠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사족(蛇足)이다. 정말 필요하다면 영상 메시지로 내보내면 된다. 교단장들을 먼 길 왔다 가라고 하는 것도 시간낭비거니와 축사나 격려사가 참석자들에게 마음에 와 닿지도 않는다. 오히려 개회예배로 시작할 때 엄숙한 성찬식으로 시작하면 어떨까 싶다.

시장바닥처럼 왔다 갔다 하면서 떠들썩한 성만찬이 아니라 절도 있고 품위 있는 성찬식이 좋을 것이다. 저녁집회 한 시간 말씀을 들으려하지 말고, 좋은 성경교사를 불러 말씀을 연속적으로 나누는 사경회로 가지면 좋겠다. 지금처럼 저녁집회에 집중하다보니 대부분, 저녁 한번 참석하고 나서는 많은 인원들이 쭉 빠져나간다.

그보다는 연속적으로 4-5개 정도 주제에 따라 성경을 배우는 시간이 훨씬 유익할 것이다. 꼭 교단의 인물을 세울 필요는 없다. 큰 교회 목사들을 강사로 불러 찬조금을 받고 이름도 내게 하려는 의도를 모르는바 아니지만, 기왕 전국적으로 기대하면서 모이는 연합수련회이니 잘 가르치는 선생을 모셔와 말씀을 듣는 것이 어떨까 싶다. 성결교단 설립에 영향을 주었던 미국의 ‘만국성결교회’는 여름마다 도시 외곽의 한적한 수양관을 빌려 캠프집회를 했다. 며칠간 계속해서 말씀을 듣고 기도하는 가운데 많은 이들이 성결의 체험을 했다.

남전도회나 여전도회, 장로수련회는 ‘기도회’로 진행하면 좋겠다. 이미 장로교나 감리교 등지에서는 장로기도회가 있어 수 천 명이 모여 오직 교단과 교회,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한다. 우리도 그렇게 연합기도회로 수련회를 가지면 좋겠다. 기도하면 연합한다. 기도하면 화합한다. 기도하면 묵었던 감정들도 풀어진다. 기도하면 오래된 숙원사업들도 응답받는다. 한국교회의 위기는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내부에 있다. 기도로 영적 출력을 높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연합수련회에서부터 기도를 배우고, 기도를 가르치고, 기도를 훈련시켜 개 교회로 파송해야 한다. 기도에 열중하는 교회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교회들도 많다. 연합수련회를 통해 기도의 불이 붙는다면 각 교회로 돌아가 불을 붙일 것이다.

음향이나 영상, 준비찬양, 자료집, 안내, 강사접대, 수련회 장소의 데크레이션 등에 신경을 써야 한다. 말씀이나 기회에 은혜만 받는 것이 아니라 수련회 진행하는 것을 보면서 개교회로 돌아가 써먹어야지 하는 생각이 들도록 프로페셔널하게 진행해야 한다. 연합수련회인데 진행이 개교회의 수련회보다 못하면 되겠는가? 나는 어느 교회에 갔더니 강사료를 봉투에 담아준다. 그냥 돈을 담아주는 것이 아니라 한지로 속지를 넣어 그곳에 담아주었다.

보기 좋고 느낌 좋아 우리교회에서도 곧장 강사료를 담을 때 그렇게 하도록 했다. 어느 교회 결혼식을 갔는데 현수막이 세련되고 멋있는 게다. 우리도 그렇게 하려고 현수막 디자인도 여러 번 수정한다. 아직도 우리교단 수련회에 가보면 70년대나 80년대 스타일로 진행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식사나 숙소와 같은 하드웨어가 부족해도 콘텐츠가 있으면 다 이해하고 감내할 수 있다. 그런데 하드웨어도 부족하고, 콘텐츠도 빈약하다면 누가 다시 찾을까? 교단 각부서의 부장들과 각 기관 임원들은 머리를 맞대고 수련회가 풍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