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경 목사 [반월전원교회]
결혼한 신혼부부가 한 자녀를 낳았다. 옥동자를 낳은 기쁨에 아침마다 아기를 바라보면서 자기를 닮아서 이처럼 귀엽다고 서로 질세라 자랑을 한다. 하지만 성장하여 사춘기가 된 자녀는 부모의 말씀에 반항을 하기 시작한다. 부부는 서로 자녀를 볼 때마다 “당신을 닮아서 그래”라고 말싸움을 하기 시작한다. 자기를 닮았다고 좋아하던 부부는 한 자녀의 귀엽던 얼굴이 다른 얼굴로 변화 모습을 보고 매우 실망하면서 서로 갈등을 한다.
요즘 예성공동체를 생각하면 마치 두 얼굴을 가진 한 자녀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자녀는 좋은 표정과 싫은 표정을 하는 두 얼굴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한 몸(one body)의 한 얼굴이 사실(fact)임에도 불구하고…
예성총회는 세 개의 법인 이사회가 있다. 성결신학원 법인, 유지재단 법인, 은급재단 법인이다. 이 세 개의 법인은 총회 헌장에서 규정하는 법을 따라야하고, 또한 관할청의 규정도 따라야하는 서로 상충되는 규정들이 있다.
이런 두 가지의 규정에 이사회는 두 얼굴을 가진 자녀의 모습처럼 이해관계에 따라 예성공동체의 얼굴표정이 달라진다. 하지만 예성공동체는 하나의 공동체라는 본질적인 측면에서 서로 사랑하고 서로 이해하고 서로 수용하고 서로 상생하는 아름다운 신앙적인 미덕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예성공동체는 소망이 있다. 그리고 항상 감사한다. 선배들의 선순환적인 아름다운 타협으로 든든히 세워왔던 전통은 지속적인 성숙으로 이끌어갈 것이다.
역사적으로 예성은 총회와 학교라는 두 기관의 불협화음으로 한 쪽 쏠림현상이 간헐적으로 반복하여 일어났음에 불구하고 이를 통해 더욱 성장해 온 저력이 있는 교단이다. 그러므로 오늘 예성총회의 아픔은 사추기의 무력증을 극복하여 다시 초심을 회복하여 다음세대를 위한 디딤돌을 놓는 기회로 만들어 갈 수 있는 지혜를 모아갈 것이다.
은혜와 율법은 구원의 진리를 따르게 하는 것으로 서로 상충되거나 충돌되지 않는 법이다. 은혜로 구원을 받았다. 그러므로 은혜를 받은 우리들은 율법을 지킨다. 율법의 요지는 사랑이다. 선한 길로 인도하는 율법, 사랑의 완성을 위하여 주신 율법은 은혜를 더욱 은혜 되게 한다. 은혜와 율법은 성결의 완성을 위한 두 얼굴이다. 은혜의 환한 표정과 율법을 지키지 못한 아픈 표정 사이에서 우리들은 날마다 에케 호모*를 외치면서 화해하고, 통일되게 한다. 이것은 사중복음을 교리로 삼는 예성공동체이길 확신한다.
지금 예성공동체가 절실히 필요한 것은 한 몸(one body)의 여러 지체라는 ‘의식의 변화’가 절실히 요구된다. 상충하는 의견과 주장 그리고 논리가 보는 시각 차이와 적용 차이로 인한 아픔을 함께 고민하면서 지혜를 모아 잘 극복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하나의 공동체라는 본질적인 생각으로 한 가족의 울타리에서 서로의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한 자녀의 두 얼굴 표정을 평화롭게 하나 되기 위해서는 오직 ‘에케 호모’를 묵상하자.
* 에케 호모(라틴어: Ecce homo; 요 19:5) 빌라도가 예수를 채찍질하고 머리에 가시관을 씌운 뒤 성난 무리 앞에서 예수를 가리키면서 말한 대사이다. 의미는 ‘이 사람을 보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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