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인 목사 [평화교회 ]
자극적인 제목이지만, 국민일보 작년 10월 20일자 미션난에는 “한 해 문 닫는 교회 3000곳”이란 기사가 실린 적이 있다. 교회들마다 전도가 되지 않고 도리어 교인수가 준다고 아우성이다. 개척교회들뿐 아니라 중소형교회들이 흔들리고 있다.
2000년대에 들어 교회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검은 백조(Black Swan)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1697년 호주에서 검은색의 백조가 발견되기까지 당시 사람들은 백조는 무조건 흰색이라고 생각했다.
검은 백조의 존재는 과거의 경험에 근거한 판단이 반드시 옳지 않으며, 미래를 예측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사례가 되었다. 과거 역사에 등장했던 제국들은 이미 멸망했다. 1970년대 미국 포천(Fortune)에서 조사한 500대 기업들 중에서 현재까지 살아남아있는 기업은 40%가 안된다. 60%에 해당하는 잘나가던 기업들은 이미 망했거나 구조조정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전에 성장하고 소문났던 교회들이 점점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때로는 교회문을 닫게 되는 아픔도 경험하게 된다. 왜 교회들이 흔들리는가? 백사람이면 백가지 원인들을 제시할 것이다.
그만큼 다양한 원인과 이유가 있을 것이다. 국민일보 위 제목의 기사에는 흔들리는 교회들의 특징을 분석해 놓았다. “뚜렷한 목회전략이 없다. 주님보다 사람들을 의존한다.
교만한 일꾼을 세운다. 헌금을 사유화하여 마음껏 사용한다. 능력을 과시한다. 말로 서로 상처를 준다. 변질된 목회 동기를 갖고 있다. 잘못된 친교도 문제가 된다. 수평전도일 뿐 새신자들의 전도가 없었다. 그런 교회일수록 목회자들 스스로 자신이 “설교를 잘한다”고 여긴다.
교단 교회들의 사정에 조금이라도 밝은 분들은 교회들이 흔들리고, 급기야는 침체되거나 사망선고를 받은 교회들도 많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불편하게 들리겠지만 실은 예성 교단의 상당수의 교회들이 흔들리고 있으며, 어쩌면 죽어가고 있는지 모른다. 교단과 교회 리더들은 이런 현실을 자각하고 신속한 위기관리 대응에 나서야 한다. 죽어가는 교회, 흔들리는 교회를 어떻게 살릴 수 있는가?
기도회가 필요하다. 죽어가는 교회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기도시간이 없거나 줄어들고 있다. 도리어 기도를 늘려야 산다. 일주간 특별기도회를 여는 정도로는 부족하다. 적어도 40일, 100일, 한 달 정도를 선포하고 기도해야 한다. 교회는 돈이나 능력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오직 기도로 유지된다. 목숨을 내놓고 ‘죽으면 죽으리라’ 기도했던 에스더처럼 기도해야 살아날 가망이 보인다.
심방이 필요하다. 금년에 나는 전교인들 가정을 찾아가 심방하기로 했다. 사실 부임심방 이후 전체 교인들 600여 가정을 몽땅 심방하는 것은 처음이다. 대부분 부교역자에게 심방을 맡기고 구역별 심방이나 기관별 심방만 했으나, 교회의 모습이 예전과 다른 것을 보고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출석수가 정체되고, 새신자 등록이 거의 없다. 그래서 매달려 기도하고 심방하기로 작정했다. 교회당 입구에서 만나는 것과 집을 찾아가 만나는 것은 매우 다르다. 그들의 고민, 고통, 위기, 간절한 기도제목들을 듣고 말씀으로 권면하며 기도하는 것이 심방이다. 심방은 교회를 위기에서 빠져나오게 만든다.
살아있는 설교가 필요하다. 죽어가는 교회는 침체된 설교를 한다. 늘어진 찬송을 부른다. 기도에도 소극적이고, 영혼을 초청하는 전도설교, 영혼을 고치는 치유설교가 없다. 윤리적이고, 강압적이고, 율법적이고, 설교자의 개인 이야기만, 그것도 불평불만만 늘어놓는 설교가 많다. 설교가 살아야 교회가 산다.
긍정적 대화가 필요하다. 내 경험으로 볼 때 서로 헐뜯고 비방하는 교회는 서서히 죽어간다. 돈을 많이 쓴다고 불평하는 성도들이 있다. 실은 성장하는 교회들은 들어오는 예산보다 나가는 지출이 많다. 교인들을 잘 모른다고 불평하지만, 살아있는 교회는 본래 교인들 이름을 외우기 힘들 정도로 전도가 잘된다.
살아있는 교회는 무엇을 할까 두리번거리는데, 죽어가는 교회는 불평거리를 찾아 두리번거린다. 흔들리는 교회들이 살아나고 당당히 서서 큰 역할을 감당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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