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평균 2~4명의 목회자들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는다. 그들 중에는 암이나 지병으로 소천하는 경우도 많지만 교통사고나 심장마비와 같이 갑작스런 죽음을 맞는 경우 남겨진 가족들은 아무런 준비없이 죽음을 바라만 봐야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목회자 한사람의 죽음은 단순히 목사 한명의 죽음과 관련한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이들에게는 홀로 남겨진 사모와 유가족들의 문제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소속 교회나 지방회 혹은 동기들이 지원에 나서지만 대부분 일회성에 그치고, 교단의 은급 또한 젊은 목회자에게는 미미한 수준일 뿐이다. 현실은 무관심에 내쳐져있는 실정이다.
결국 사모들은 교회를 나와 생활전선에 내몰려 가정 학습지 교사, 식당 잡일, 건물 청소 등 직업을 찾아 이곳저곳을 떠돌게 되나 10여년 이상을 사모로 생활한 이들이 일할 수 있는 직장은 우리나라에 그리 많지 않다. “근근히 버티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겁니다. 차라리 사모가 죽으면 그나마 낫지만 목사가 죽으면 사모들은 손발이 짤리는 것과도 같습니다.” 예순모회(예성순직목회자사모들의모임) 회장 김경희 사모는 말한다.
남편의 뒤를 이어 목회자의 길에 들어선 사모들도 있다. 뒤늦게 신학교에 입학해 목사가 된 경우도 있고 전도사가 되어 목사의 길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갈수록 어려운 목회 현실에서 늦게 뛰어든 여성 목회자의 처지는 그리 밝지 만은 않을 것이다.
김경희 사모는 “가장인 목회자가 살아있을 때보다 더 큰 고충을 느낀다”고 털어놓는다. 목회자가 사망하면 교회와 교단의 지원은 크게 줄어들지만 남은 가족들은 목회자의 가족답게 모범적인 생활을 하길 기대하는 시선은 오히려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는 “주위의 시선 때문에 원치 않아도 교회를 떠나야하는 경우가 많고 타 교회에 가서는 아예 목회자 유가족이라는 사실까지 숨기고 사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고 전했다.
“주일날 마음 편히 예배드릴 곳 조차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라며 “목회자 유족들은 순교자의 가족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들을 존중하고 돌보는 교단의 분위기가 아쉽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사모라는 호칭을 계속 지속할 수 없어 평신도나 집사로 불리는 경우도 있으며, 이러한 가운데 홀사모들은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영적인 삶을 살기위해 교단이 최소한의 지원을 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나라를 위해 일하다 사망한 사람들을 우리는 국가유공자라 부르고 그 유족들은 정부로부터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목회중 소천한 목회자도 우리 예성의 유공자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소천한 목회자의 미망인과 자녀들은 우리교단 유공자 가족으로 교회나 교단의 지원은 어찌보면 당연할 것이다.
감리교는 ‘목회자 유가족 사랑나눔 운동본부’를 발족하고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홀사모 지원 운동을 교단 연회별로 실시하는 동시에 다른 교단과도 연대해 나가고 있다.
기성의 경우에도 서울신학대학교를 중심으로 다양한 지원책을 펼쳐 나가고 있으며, 매년 총회 재정에서 일정액의 지원금이 정기적으로 지급되고 있다.
우리 예성의 경우 교단 차원에서의 지원은 그간 전무하다시피했다. 그나마 개교회와 개인 독지가들이 지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였다.
총회에서도 이러한 안타까운 현실을 직시하고 올해에는 사랑의 쌀나눔과 신년하례식때 드려진 헌금을 이들을 위한 일에 전액 지원했다. 예성사모회도 그간 꾸준히 이들을 돕는 일에 앞장서왔다.
교단 총무 이강춘 목사는 “우리가 스쳐지나가듯 소홀했던 홀사모들을 생각하고 교단상황에 맞는 정책들을 연구하여 실천해 나가야 할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유족들이나 그 자녀들이 예성의 목회자 가족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겠지요, 일회성 지원보다는 이들이 홀로 설 수 있도록 연구하고 기도해 나갈 것입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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