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기 목사 [성결대 겸임교수]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700년이 경과한 뒤에 진정한 인간학적 물음을 제 일인칭으로서 새롭게 물은 최초의 사람이 바로 아우구스티누스였다. 시편 저자의 물음 즉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생각하시며”를 다른 의미와 다른 어조로 묻고 있다. “나의 하나님, 나는 어떤 자 입니까? 나의 본성은 무엇입니까?” 라는 이 물음에 대답해 줄 수 있는 자를 향하여 묻는다. 결코 그의 자신에 관하여 묻고 있지 않다.
아우구스티누스가 그리스도인이 되기까지의 자서전이며 참회록인 「고백좦에 그는 그 본래적 인간으로부터 영적인 인간으로 재생하는 것을 신의 은총에 의한 것이라 믿는 인간관이다. 그는 먼저 인간의 본래적 상태를 말하고 다음에 인간의 타락과 그 결과를 끝으로 인간의 회복을 말한다.
하나님이 처음에 지으신 인간은 의로 왔으며 의지는 자기 자신과 조화되어 있는 동시에 하나님과도 조화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 하나님의 보조하시는 은혜가 첨부되어 있어서 강요를 당함이 없이도 그 선한 상태에 언제나 머물러 있을 수 있었고 또 불멸의 영생을 얻을 수도 있었다.
하나님은 이와 같은 축복된 상태에 머물러 있도록 도움을 주셨다. 그러나 인간이 강제를 받지 않는 것은 그의 의지의 자유 때문이었으며 따라서 그 자유를 옳지 못한 방향으로 사용한다면 그는 죄를 짓지 않을 수 없고 죽지 않을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될 것이다.
인간은 전혀 죄를 지을 수 없는 것(필연)이 아니고 오직 죄를 지을 수도 있고 아니 지을 수도 있는 것(자유) 이었다. 아담과 하와는 이 처음의 자유의지를 가지고 범죄 하여 영생을 상실하였다. 처음사람의 타락은 실로 큰 죄였다.
그 동기는 교만이었다. 그는 스스로 자신의 지배자가 되기를 원하였으며 , 따라서 하나님께 순종하기를 거부하였다. 이러한 타락은 어떤 한 가지 행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의지가 약하게 된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는 하나님으로부터 떠나서 자기 자신을 의존하게 되었다. 이것이 아담으로 하여금 죄된 의지를 가진 죄인이 되게 하였던 것이다. 영혼은 하나님의 도움을 상실하였으며 동시에 육체에 대한 지배력도 상실하였다. 마음은 정욕으로 가득 차게 되었으며 저급하고 변하기 쉽고 불확실한 사물을 의지하게 되었다.
아담의 죄는 인류전체의 죄였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이러한 견해의 근거로서 로마서 5장 12절을 인용하였다. 우리는 모두 아담 안에 있었으며 우리는 모두 아담이었다. 개인적 행위로서 최초의 죄는 우리가 아닌 다른 사람의 행위였다. 그러나 인간을 집단적 공동적 존재로 볼 때에는 그것은 실로 인류의 공통적 행위였다. 우리가 아담 안에 산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아담의 탈선된 선택에 동참하여 그것에 대한 공동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그는 말하였다. 그는 아담의 범죄와 그 결과의 벌이 온 인류의 파멸과 저주를 가져왔다고 말하였다. 즉 무수한 죄인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결국 그는 아담의 원죄를 강조하였다.
타락의 결과로 사람은 처음에 받은 자유의지를 상실하였으므로 이제는 특별한 하나님의 도움 없이는 선을 택하거나 행할 수 없게 되었다고 아우구스티누스는 말한다.
이제 타락 후에 자유의지가 비록 남아 있다 하더라도 그것만을 가지고는 선한 생활을 할 수 없으며 또 계명과 율법으로는 악한의지를 합리화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은혜와 신앙만을 통해서만 이 구원을 얻게 된다. 인간의 회복은 오직 은총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 이러한 은총은 상대적인 의미에서가 아니라 절대적인(불가항력) 의미에서 필요한 것이다.
은총은 마음을 변화시키며 따라서 의지는 자유를 가지고 영적인 것을 선택하게 된다. 마음을 변화시키는 은총의 역사를 인간의 의지는 거역할 수 가 없다. 그러므로 인간은 자신의 의지작용에 의해서 회심하는 것이 아니라, 회심하였기 때문에 의지작용을 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펠라기우스는 자유를 가지고 은혜를 얻는다고 생각하나 아우구스티누스는 은혜를 가지고 자유를 얻는다고 생각한다.
그의 사상을 이어받은 그리스도교의 전통적 인간이해는 인간의 창조와 타락과 구속을 말한다. 오늘날까지도 정통신학에서는 아우구스티누스의 인간론이 크게 지배하고 있다.
.gif)
(2).jpg)
.gif){kind=smal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