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웅 목사 [주은혜교회]
누구도 원하지 않았는데 새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세계 곳곳에서 번지는 감염병의 불길을 차단하고자 많은 나라들이 봉쇄를 선언했다. 전염병으로 인한 위기는 경제 위기로 치닫고, 혐오는 윤리 위기로까지 번졌으며 정치 지도력은 시험대에 올랐다. 최첨단 과학 시대를 살고 있는줄 알았는데 과학은 여지껏 허둥대며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겨우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며 마스크에 의존하여 감염률을 낮추고 있을 뿐이다. 바이러스가 지역사회 속으로 급속히 퍼져나가고 있을 때, 위태로운 공공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개인의 자유는 외면해도 괜찮은 사안으로 다뤄졌다. 자유와 안전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사람들은 생각했다.
코비드-19 위기는 우리 시대의 결정적인 순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과거의 전통적인 규칙들이 산산조각 나고, 새로운 규칙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코비드-19 이후의 세상이 어떠할 것인지 예측하기란 불가능해졌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완전히 비현실적으로 보였던 일들이 갑자기 이루어지고 있다. 비대면 예배, 비대면 수업, 비대면 영업, 재난지원금 혹은 기본소득 지급 등 비현실적으로 보였던 일들이 갑자기 이루어지고 있다. 정답이 무엇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데 무서움이 있다. 이러한 사회적 실험의 결과를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우리는 수십억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대미문의 사회적 실험을 강요받고 있는 것이다.
또한 물리적 위협으로까지 나타난 혐오 현상도 걱정스러운 수준이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혐오를 만들어낸다. 두려움이 줄어든다면 혐오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다. 우리는 두려움에 사로잡힐 때 손쉽게 탓할 대상을 찾아 나선다.
로마 화재의 원인을 그리스도인들에게 돌려 학살을 정당화시켰고, 일본은 관동대지진의 책임을 재일 조선인들에게 돌려 학살을 자행했고, 독일은 1차 세계대전 패전의 책임을 유대인들에게 돌리며 홀로코스트를 정당화 했다.
최근에 일본은 장기 경제불황으로 인한 내부적 불만을 혐한 기조를 조장하여 외부로 돌리고 있으며 미국은 코비드-19의 책임을 중국에 돌리고 있고 한국은 이 모든 책임을 신천지라는 이단에 전가했다가 최근 기독교에 돌리고 있다. 신천지가 타겟이 되었을 때 정부를 응원하기까지 하면서 통쾌하고 신나게 구경했으면서 왜 교훈을 얻지 못했는지 안타깝다.
“New-Normal”, 무엇이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인가? 정치, 경제, 교육, 문화, 종교 등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표준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은 다 알고 있는데 문제는 어떤 것이 올바른 표준이고 바르게 나아갈 방향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길을 간다.
나도 몰라서 하나님께 날마다 여쭙는다. 하나님이 원하시고 기뻐하시는 교회의 표준은 무엇인지, 교회가 나아갈 방향은 어디인지 지혜를 구하고 있다. 기도와 묵상 중에 내 마음을 감동시키시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갈무리하려 한다.
잠 16:7 사람의 행위가 여호와를 기쁘시게 하면 그 사람의 원수라도 그와 더불어 화목하게 하시느니라
잠 21:3 공의와 정의를 행하는 것은 제사 드리는 것보다 여호와께서 기쁘게 여기시느니라
잠 21:13 귀를 막고 가난한 자가 부르짖는 소리를 듣지 아니하면 자기가 부르짖을 때에도 들을 자가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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