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배 목사 [꿈을이루는교회]
어느 교회의 여자 목사님이 새벽기도회를 마친 후, 개인기도 시간에, 부족한 여종에게 신령한 영감을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고 한다.
그런데 할머니 성도가 그 소리를 잘못 알아듣고 이웃집에 가서 자기 목사님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새벽부터 ‘싱싱한 영감(?)’을 달라고 기도한다는 소문을 내서 웃지 못할 해프닝(?)이 생겼다고 한다. 어떤 할머니가 길을 가는데 뒤에서 “같이 가. 처녀!”라고 자기를 향해 큰 소리로 부르더란다. 자기는 할머니인데 처녀라고 불러 주어서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자꾸 그러기에 뒤돌아서서 가까이 가보니 ‘같이 가. 처녀!’가 아니라 ‘갈치가 천원!, 갈치가 천원!’이라고 외치는 생선장수의 소리를 잘못 들은 것이었다고 한다.
이와 같이 나이가 들면 소리를 잘 알아듣지 못하거나 잘못 알아듣는 난청이 많아진다고 한다. 난청은 청각기관의 장애로 청력(聽力)이 약해지거나 들을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난청에는 소음에 많이 노출되어 생기는 소음성 난청, 청각기관의 노화로 생기는 노화성 난청, 사고나 질병으로 발생하는 돌발성 난청이 있다. 난청은 노인들에게만 오는 것이 아니라 전 연령층에 나타날 수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연구에 의하면 난청이 심하면 치매, 인지장애 그리고 우울증도 높아진다고 한다. 전문가들이 추정하는 우리나라 성인 난청 인구는 대략 1,300만 정도 되는데 그 중 65세 이상 노인들의 30~40%가 난청을 겪고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난청을 방치할 경우에 심각한 위험에 처하게 된다고 경고한다.
차량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므로 교통사고가 증가하고, 평형 기능이 나빠져 낙상사고 발생률이 높아지고, 소통의 어려움으로 대인관계가 힘들어져 고립에 빠지기 쉽고, 고립이 심하면 우울증에 이르게 되거나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다고 한다.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면 소통은 물론 언어발달, 인지, 교육, 정신건강, 대인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헬렌 켈러는 보이지 않으면 사물로부터 멀어지고, 들리지 않으면 사람으로부터 멀어진다고 했다.
신명기 6장에서 하나님은 가나안 입국을 앞둔 이스라엘 백성을 향하여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아, 들으라”고 말씀하셨다. 여기 ‘들으라’가 바로 ‘쉐마(shema)’인데 유대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말씀 중 하나이다.
요한계시록 2-3장에는 초대 일곱 교회에 대한 칭찬과 책망과 권면과 약속이 그 교회의 형편에 따라 다양하게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일곱 교회에 똑같이 말씀하신 것이 한 가지 있다. 그 한 가지는 “성령이 하시는 말씀을 들으라”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초대 교회를 대표하는 일곱 교회의 문제는 바로 말씀을 제대로 듣지 못한 데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문제해결의 열쇠는 성령이 하시는 말씀을 듣는 것이다.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의 조사에 의하면 코로나19 이후 청소년들의 신앙생활에 목회자의 영향력은 축소되고, 부모의 영향력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자녀들에게 영향을 많이 끼치는 부모가 먼저 성령이 하시는 말씀을 들어야 한다. 또한 그 부모에게 큰 영향력을 끼치는 목회자가 성령이 하시는 말씀을 들어야 한다.
양은 목자의 음성을 들어야 복이고, 교회는 성령의 음성을 들어야 복이다. 하나님의 말씀이 전혀 들리지 않거나 들어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다면 영적인 면에서 ‘난청 그리스도인’이 아닌지 살피고, 귀를 열어주실 수 있는 주님께 간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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