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모교단의 한 목사는 “어린이 예배가 사라지고 있다. 한국교회의 20% 이상이 어린이 예배를 드리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속한 교단의 한 지방회는 어린이 예배가 없는 교회가 절반에 이른다”며 “지방회 산하에 100여개 교회가 있지만 그 중 50%가 어린이 예배가 없다. 특히 중소형 교회는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는 비단 타 교단만의 문제는 아니며, 우리 예성도 이 부분에 있어서는 자유로울 수 만은 없을 것이다.

사실 한국 교회 주일학교의 위기론은 지난 2000년대 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일이라 어찌보면은 그리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곳, 즉 주일학교는 위기가 아니라 소멸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 교회학교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렇다면 우리 예성교단의 주일학교 교세는 어떨까? 약 1,300여개의 교회, 교역자 1,500여명, 평신도 32만 여명을 자랑하고 있지만 총회 어느 곳을 살펴보아도 주일학교에 대한 통계는 없다. 주일학교는 교세에서도 소외되고 있는 것이다. 전국 교회의 어린이 사역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곳은 그나마 예장통합 정도. 예장통합은 2000년 유치부가 약 12만 6,428명에 달했지만 2005년 11만 3,467명으로 줄어들었다. 5년 만에 1만명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한국 교회 주일학교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장년 수와 비슷한 규모를 자랑했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정체기를 맞았고 2000년대 들어 감소 현상을 겪고 있다. 어린이들이 교회를 떠나는 원인에 대해 목회자들은 대부분 ‘출산율 감소’를 지적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연도별 출산율을 살펴보면, 2000년 1.47명, 2008년 1.19명, 2009년에는 44만 4,800명으로 평균 1.15명으로 현격하게 감소했다.

주일학교 감소와는 다르게 완만한 하향곡선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출산율 감소만으로 합리화시키는 것은 잘못된 인식인 것이다.

전문사역자의 부족과 교회의 무관심도 한몫
주일학교 담당 부교역자 C목사는 어린이들이 교회를 떠나는 원인으로 교회의 무관심을 지적한다. “담임 교역자들이 장년 전도와 목회에 치중한 나머지 어린이 사역을 등한시 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C목사는 또한 신학교 교육과 교회 사역의 구조적 모순도 지적했다. “신학대학교에서는 교육 커리큘럼을 여러 가지로 다양화해야합니다. 다원화된 사회에서는 전문 사역자들을 필요로 하고있습니다.
 
어린이 사역 전문가를 양성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획일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죠” 이러한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은 교회에서 파트타임 교육 전도사로 사역한다. 즉 어린이 사역에 있어서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교회 내 편중된 재정의 역학구조도 문제다. 교회 재정의 대부분은 장년사역과 해외선교에 집중되어 있다. 그나마 할당되어 있는 주일학교 재정 중 대부분은 주일학교 사역자의 급여로 들어간다.

체계적인 교사훈련과 특화되고 전문화된 교육방법 도입해야

그렇다면 어린이 사역 대안은 없는 것일까? 교회를 떠나는 어린이들을 붙잡기 위해서는 우선 담임 목회자의 인식 전환이 급선무다. 리더가 추구하는 목회철학에 따라 교회의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주일학교로 큰 부흥을 이룬 상계동의 K교회의 주일학교 담당자는 “주일학교 침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교사들에게는 교사 영성훈련과 특화되고 전문화된 교육을 꾸준히 실시하고, 또한 학부모들에게도 부모교실이나 부부세미나 등을 실시해서 모두가 공동으로 대처해서 운영해 나아가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는 “주일학교 어린이들은 말씀을 듣는 설교시간이 가장 싫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며 “주일학교의 핵심인 예배와 성경공부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언했다.

이제는 총회와 신학교 교육도 변화가 필요하다. 획일화된 교육이 아니라, 전문가를 양성하는 기관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총회는 정책을 개발하고 주일학교 전문 사역자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러나 아이들이 지루해 한다고 해서 설교와 성경공부를 세속적이거나 이벤트 형식으로 전환하는 것은 금물이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세속적인 요소가 주일학교를 더욱 침체하게 만드는 주 원인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흥미와 재미, 세속적인 프로그램 중심이 아닌, 어린이가 신앙의 주체가 되는 교육 정책의 전환이 요청된다. 결코 쉽지만은 아닌 일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