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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의 遺産(유산)
2024-05-13 오후 4:43:00    성결신문 기자   


[최우수상]
아버지와의 遺産(유산)

일과가 마무리될 느지막한 저녁 무렵에 ‘아버지’라는 단어가 떠 올랐다. ‘내달 가족사’ 논의가 있었던 탓으로다. 아버지에 대한 生時(생시)의 무게감이라 선가, 이후 저녁 일상은 아버지 속에 잠겨 있는 듯, 肅然(숙연)함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말았다. 생각은 확산을 더하고 깊숙이 감춰졌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의 조각들이 밤늦도록 뇌리를 지배하고 있었다. 

내 시대의 아버지는 모두 비슷한 激變(격변)의 시대를 사셨던 분들이다. 전쟁으로 인한 가난의 굴레에서 몸서리치셨던 아버지! 많은 식구에 넉넉하지 않은 살림은 그 당시 아버지들이 짊어져야 했던 멍에였다. 생활비, 자식들의 학자금…. 농사꾼이셨지만 學者(학자)였던 아버지는 집안 대소는 물론 지역에서 찾아오는 민원을 짜증 한번 내시지 않고 응해 주셨던 분이다. 

아버지는 애연가셨다. 주머니엔 고급 담뱃갑에다 싼 엽연초 구겨놓은 담배를 지니고 다니셨다. 담뱃값이라도 아끼시려 해서다. 쪼들림이 가족들의 일상이었으며 당 시대를 살아낸 분들의 생활상이기도 했다. 요즈음 시선에서 보면 아버지는 따뜻한 사람이란 걸 선입견으로 들지만, 집보다는 일터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셨던 아버지라서 아버지는 무뚝뚝한 사람으로만 여겨졌다. 사랑 표현을 안 하신 게 아니라 못하신 것이다. 

이런 이해를 앞세우려다 보면 마음은 씁스래 하기만 하다. 허세를 부리거나 누구와 다투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그저 조용히 옆에서 돕는 스타일이라 크게 고함 지르는 일도 없으셨고 일에 있어서 판단력과 추진력은 확실히 어머님 쪽이었다. 당시엔 그렇게 유약하게 보였던 아버지의 성향이 못마땅하게 여겨지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분의 삶의 根本(근본)이 配慮(배려)와 獻身(헌신)이었던 것임을 알 수 있다. 

자신보다도 남을 먼저 염두에 두고 평생 이를 실천하셨지만 이에 따라 가족 처지에선 아쉬움이 여간 아니었음을 떠 올려놓는다. 자식들이 연세가 있으시니 이제 일 그만하시라 해도 농사일을 놓으시지 않으셨던 아버지, 햇살에 그을린 모습으로 우릴 환희 반겨주셨던 아버지! 여기서 새겨야 할 것은 ‘사람이 命(명)이 붙어 있는 한, 몸을 써야 한다’라는 아버지의 信念(신념)은 본받을 일이라는 말씀이다. 

지금은 추억이라 할 수도 있지만…. 자랑거리는 아니지만 장편 소설보다도 더 긴 사연들은 아버지와 우리만의 유산으로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저 한문을 해석하면서 事親(사친)이라 忠(충)보다는 孝(효)라는 사실 앞에 命道(명도)의 원리를 되새길 기회가 있었다. 君(군)보다는 父(부)로 父生我身(부생아신)이라 孝(효)가 우선이고 임금에게 忠(충)은 그다음이라는 가르침이다. 

나에게 孝(효)에 대한 것으로 어떠했느냐? 라는 질문을 해 본다. 해도 해도 부족한 것이 효라는데 한 것이라곤 전화질, 용돈 몇 푼…. 이럼에도 아버지는 늘 따뜻한 가슴으로 나를 품어 주셨다. 단 한 번도 외면하시지 않고 ‘자식’이라는 이유로….

 아버님이 곁을 떠나신 지 40년이 지났다. 당시 육십 후반에 유명을 달리하셨는데 지금과는 나이에 대한 인식이 다름에서 볼 때, 적당한 생을 사시다 가셨지만 안타깝다는 생각은 가족만이 아니라 장례에 참석한 분들의 怨聲(원성)이기도 했음이 기억에 남는다. 

절대 요란하시지도 않으셨고 조용히 빈 곳을 채우셨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라서 오늘도 아버지의 不在(부재)는 그 자체만으로 슬프다. 살아계신다면 자식이 누릴 수 있는 감사의 시간이 不可(불가)해서다. 오죽이라선지 내 아버지가 생존해 계신다면 아버지 앞에서 밤새 춤을 추고 싶다. 

그러면 아버지는 웃다가 눈물이 난다고 하시며 다시 우실 것이다. 육식을 좋아하셨는데 변변찮은 형편이라 고기 밥상은 ‘어쩌다‘였는데 이젠 맛있는 음식과 가고 싶은 곳에 여행도 시켜드릴 수 있는 여건이 되었지만, 아버지는 내 곁에 안 계신 지 오래되었다. 그래선지 아버지 생각 앞엔 늘 짠한 마음이 유난스럽게 아픔으로 다가온다. 孝道(효도) 한번 못 받고 하늘로 가신 아버지께 죄송하고 그리운 날이다.  

ooo 장로(구로oo교회)

기자 : 성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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