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국 목사 [늘사랑교회/부천지방회]
“오직 예수의 말씀을 들으라!”(눅9:35)는 주제로 성결교회 선교 109 연차대회 및 제94회 총회가 성결대학교 80주년기념관에서 치러졌다.
특히 올해는 대의원권 문제가 첨예한 이슈로 떠올라 회기 내내 말이 많았던 터라 개회 여부에 관심이 증폭되었다. 적지 않은 우려가 있었지만 법정대의원 609명 중 542명이 등록함으로 성회가 되어 총회는 개회 되었고 모든 회무가 정상적으로 진행이 되었다.
무엇보다도 이번 회기는 선거가 없었던 해로 기록될 것 같다. 임원후보 모두가 단독으로 출마하여 신임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기까지 양보와 이해라는 건강한 의식 속에 교단을 사랑하는 마음 또한 서로 간에 작용 되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로 인해서 치열한 선거전이 없었고 해 마다 불거진 선거부정의 논란 역시 없었다. 특히 지난 회기에 과열된 선거풍토는 적지 않은 대의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들이 많았고 급기야 교단의 미래를 걱정해야하는 처지까지 이르렀던 것을 보면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선거가 없는 총회의 분위기에 다소 서운함을 내비치는 소리도 있었다고 한다.
어쨌든 그로 인하여 차분한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그동안 총회가 열릴 때마다 단 한 번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중요 회의 안건들이 심도 있게 처리되는 긍정적 결과를 경험하게 되었다.
연차대회를 하며 각 지역에 파송된 선교사들의 경과보고와 각 지방회 및 해외지방의 보고를 통해 교단의 형편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한편 교단의 위상과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한 분위기였다.
무엇보다도 이번에는 다른 회기와는 달리 모든 대의원들이 자리를 지키려고 힘썼다. 이것은 해마다 총회 첫날 선거를 마치면 대의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광경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그동안 총회를 위한 준비가 있었고 총회장의 강력한 의지에 대의원들의 호응이 만든 결과라고 생각 된다.
하지만 아쉬움으로 남는 것이 있다면 지난 회기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회의에 참석했던 180여 명의 대의원들의 의지와 총회의 결의가 무산됨으로 총회의 권위를 집행부 스스로가 실추시키는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게 되었으며 또한 이미 법제부에서 연구 검토해서 올라온 헌장개정안이 제대로 적용해 보지도 못한 채 또 다시 번복되는 악순환이 계속되었다는 것이다. 각 부서 조직에 편향된 배정이 없었는지의 의문도 남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의사봉을 놓지 않은 채 회의를 진행한 총회장의 열정에는 박수를 보내지만 모든 회의 절차를 혼자서 진행하려는 모습이나 자신의 의지를 끝까지 관철시키려 했던 것은 옥의 티로 남는다.
이번 회기 중에도 5회에 걸쳐 출석을 체크해야만 하는 미성숙함의 자화상을 보여 주었다는 점과 질서유지위원들에 의해 체크 된 출석의 여부를 신뢰 할 수 있느냐는 문제는 앞으로 계속 논란의 여지를 남기게 되었다.
총무선거와 더불어 임원선거가 치러질 다음 회기도 이런 모습을 유지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총회는 전례가 없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 주었고 우리 교단의 회의 수준이 한 단계 높아졌다는 것을 보여 주기에 충분했다.
이제 제94회기의 배는 출항했다. 앞으로 거친 풍랑과 파도를 헤쳐가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 모두는 방관자가 되거나 구경꾼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 총회장과 임원들 그리고 예성에 속한 모든 교역자들은 함께하는 운명 공동체로서 중생, 성결, 신유, 재림의 깃발을 곳추세우고 나아갈 수 있도록 협력하고 기도해 주어야 한다.
송덕준 총회장은 그가 누누이 밝힌 대로 총회를 목양의 마음으로 이끌어 주기를 기대한다.
임기는 1년이다. 임기 중에 대단한 비전을 이룰 수는 없을지라도 그동안 예성이 걸어온 발자취에 좋은 족적을 남겼으면 한다. 그가 남긴 발자국이 또 다른 이들의 길이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