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왕국의 기초는 아둘람 동굴에서 세워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울왕의 박해와 추격을 피해 도망하던 다윗은 은퇴하여 고향 라마에 들어가 있는 사무엘 선지자를 찾아 그곳 라욧(공동체)에서 사무엘로부터 지도자로 다듬어진다. 그리고 라마나욧으로부터 나와 아둘람 동굴에 몸을 피한다.
십여 년 전 가서 보았던 아둘람 동굴은 비교적 본래의 모습 가까이 보존된 듯한데 지금 보아도 몸을 숨기기에 알맞은 험악한 바위산으로 이루어진 천혜의 자연적인 요새였다. 사울의 추격대조차 어찌하지 못하고 지켜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이곳 굴에 다윗이 몸을 피해 숨어들어왔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사람들이 몰려드는데, 대부분 다윗처럼 뜻이 있지만 그 뜻을 펼칠 길을 찾지 못한 자들, 빚에 쪼들려 도망 다니는 자, 그리고 억울한 자들이 모였는데 그 숫자가 400여 명에 이르게 된다.
기껏해야 오합지졸 도망자 정도로 취급당할 수밖에 없는 이들이 다윗과 함께 살면서 다윗의 신앙과 비전과 인격, 그리고 지도력에 감동되어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나라를 바르게 세워야겠다는 뜻으로 뭉치는 사명의 집단이 된다. 낮에는 농사를 짓고 저녁에는 모여 말씀을 나누고 기도하며 다윗으로부터 교육을 받으며 다윗왕국의 기초를 다졌다.
훗날 다윗이 왕으로 등극할 때, 대제사장, 군대 장관을 비롯하여 각급 참모들이 아둘람굴 출신이었다. 아둘람굴은 다윗왕국의 산실이었던 것이다. 사울 왕의 군대에 포위된 아둘람 동굴 속에서 드린 다윗의 기도가 시편 57편이다.
“하나님이여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 영혼이 주께로 피하되 주의 날개 그늘 아래에서 이 재앙들이 지나기까지 피하리이다 내가 지존하신 하나님께 부르짖음이여 곧 나를 위하여 모든 것을 이루시는 하나님께로다” (시 57:1-2)
우리 교단은 성결대학교, 총회성결교신학교, 성결교신대원 등 세 곳의 목회자를 양성하는 학교가 있다. 목회 지원하는 학생들의 숫자가 갈수록 줄어드는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이 학교들이 한국교회와 성결교회의 미래를 열어가는 아둘람 동굴이었으면 좋겠다. 어디 신학교만 그러한가. 모든 교회가 아둘람 동굴이 되어 하나님 나라 건설에 힘 있게 사용되는 사역자들이 배출되기를 바라며 두 손 모은다.
淸水 ehc3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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