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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귀한 신분의 사람은 고귀하게 행동해야 한다.’ 는 뜻으로 사회적 지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말한다. 이 말은 초기 로마 시대에 왕족과 귀족이 보여준 투철한 도덕의식과 솔선수범하는 공공정신에서 비롯되었다.

로마의 귀족은 평생 그 지위를 누렸고, 그 자식들도 귀족으로 호사를 누렸다. 그러나 나라에 흉년이 들거나 기근이 오면 창고를 열어 어려운 시민들을 먹였고, 도시에 필요한 기반 시설도 세웠다. 미국이나 유럽의 건물이나 도로이름으로 사람 이름이 붙여진 것들을 심심찮게 보게 되는데 그 때문이다.

특히 전쟁이 발발하면 귀족의 자녀들이 솔선수범하여 전쟁터에 나가 적들과 맞서 싸우며 조국을 지켜냈다. 이런 도덕의식, 솔선수범하는 모습에서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나온 것이다. 이런 모습은 기독교 문화권의 지역에서 그대로 계승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실제로 세계 1, 2차 대전 때 영국의 이튼칼리지 출신 중 2,000여 명이 전사했고, 포클랜드 전쟁 때는 영국 여왕 둘째 아들 앤드류가 전투 헬기 조종사로 참전하여 본을 보이기도 했다. 또 6.25 전쟁 때에도 미군 장성의 아들 142명이 참전하여 35명이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기근으로 굶주리던 제주도 도민을 구하기 위해 재산을 털어 쌀을 구해 나누었던 김만덕, 백리 안에 굶는 이가 없게 하라며 나눔과 실천의 삶을 살았던 경주 최부잣집, 그리고 유한양행의 설립자 유일한 씨도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한 사람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일부 부유층과 기득권 중에서 병역기피, 불법 취업이나 입학, 해외재산 도피, 그리고 갑질 횡포와 같은 일들을 행하여 눈살 찌푸리게 했는데, 이는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을 잊고 있는 잘못된 처신이다.

한국교회가 침체의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교회의 사회적 불신 때문이다. 목회자를 비롯하여 성도들은 수준 높은 도덕성과 윤리를 요구받고 있는 선택된 신분인데, 그 삶이 그 수준에 미치지 못하므로 사회적 지탄이 되고, 그것이 교회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교회가 먼저 ‘노블리스 오블리제’ 하자.

“존귀한 자는 존귀한 일을 계획하나니 그는 항상 존귀한 일에 서리라” (사 32:8)

淸水 ehc3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