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어버이날’로 통합되어 부모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기리고 있지만, 미국은 ‘어머니의 날’, ‘아버지의 날’이 구분되어 있다.
리챠드 닉슨 대통령이 1972년도에 ‘6월 셋째 주일을 아버지 날’로 제정 공포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오늘날 가정에서 아버지의 존재감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고 심지어는 외계인처럼 외로운 처지가 되고 있다. 40여 년 전 헨리 나우웬은 이 세대의 특징 가운데 하나를 “아버지 상실 세대”라고 했다. 나우웬의 이야기처럼 오늘날 아버지의 존재감이 희미해져 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어머니는 사랑과 헌신, 희생의 이미지로 기억되고 있는데, 아버지는 엄하고 완고한 대명사로 남아 있다. 혹은 어머니를 구박하고 자식들을 홀대하는 모습으로 기억되기도 한다.
미국의 어머니 날과 아버지 날의 대형마트 매출을 비교해 보면 아버지 날의 매출은 어머니 날의 매출의 절반도 안되고, 10명 중 7명은 어머니 날에 선물했으나, 아버지 날에는 3명만 선물한다는 것이다. 아버지가 어머니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드러내는 증거일 것이다. 자녀를 양육하고 우리 사회를 건설한 주역이 아버지들인데 나이가 들수록 서 있는 자리가 좁아진다.
가장으로서 짐이 무거워 어깨가 축 늘어진 아버지들이 많다. 겉으로는 강한 것 같지만 속으로는 한없이 약하고 정이 많은 것이 아버지이다. 그런 아버지들에게 사랑과 존중, 그리고 위로, 감사, 격려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6월 셋째 주일을 ‘아버지의 날’(Father’s Day)로 제정하며 지키고 있는 것일게다.
미국에 나와 보내는 첫 주일, 아버지 주일을 보내면서 아버지이기도 한 나 자신뿐 아니라 이 땅의 모든 아버지들, 특히 영적 아버지인 목회자가 새로워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아버지가 변하면 교회와 가정이 변하고, 아버지가 회복되면 가정이 회복되고, 아버지가 기도의 무릎을 꿇으면 그 교회와 가정은 살아난다.
어머니가 한 기둥이라면 아버지는 또 다른 기둥이다. 두 기둥이 버티고 있는 그 가정은 견고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기둥인 이 땅의 모든 아버지들이여 힘내십시오.
LA에서 淸水 ehc3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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