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은 장마와 폭염의 계절이다. 그러나 나는 7월이 되면 지금도 먼저 떠오르는 시가 있다.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 /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 ….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이라 한 이육사의 시 청포도이다. 청포도는 풍요로움과 평화로운 미래를 상징하고 있다. 시인은 조국의 해방을 염원하며 그것을 청포도라 표현했을 것이다.
2024년 후반기를 맞는 지금, 우리가 소망하며 기다리는 청포도는 무엇인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풍요로움과 평화로운 환경, 넉넉하고 소망스러운 목회환경과 교회가 아닐까 싶다.
감리교 통계를 보면 80% 정도의 교회가 코로나에서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한다. 어디 감리교회만 그럴까? 한국교회 전체가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시인 이육사는 청포도에서 ‘내가 바라는 손님은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라 했다. 우리가 기다리고 있는 푸른 옷 입고 오는 손님은 언제 올까?
2024년 후반전이 시작되었으니 가을 포도 딸 때쯤 푸른 옷 입은 손님이 왔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목회현장마다 풍요로움과 평화로움으로 활기 넘치기를 꿈꾼다.
Carl Jung은 인생을 전반기와 후반기로 구분하면서 후반기에는 관계(Relationship)회복과 자아(Self-identity)를 찾아가는 시기라 했다. 금년 후반기에 푸른 옷 입고 찾아오는 손님을 기다린다면 관계회복과 참된 자아를 찾는 일을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로 다루어야 할 것이다.
“7월의 바다에서는 내일의 소년들의 축제 소리가 온다 / 내일의 소녀들의 꽃비둘기가 날리는 소리가 온다.”(박두진, 7월의 바다) 라고 7월을 노래했다. 폭염, 열대야. 뙤약볕, 야멸찬 태풍, 찰떡같이 달라붙는 습기 등이 있겠지만, 축제를 즐기는 소년, 꽃 비둘기 날리는 소녀가 되자.
청포 입은 손님도 그리할 때 찾아와 풍요로움과 평화로움을 가져다줄 것이다. 포도 따는 가을이 벌써 기대된다.
淸水 ehc3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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