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회 파리올림픽이 많은 이야기를 뒤로하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선수들의 혼신을 다한 선전으로 예상치 못한 금메달이 나와 국가 위상이 두어 단계 쯤 높아진 듯하다.
80억이 넘는 사람들 중에 1위를 한다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일인데 투혼을 발휘한 선수들, 금메달이 아니더라도 혼신을 다한 모든 선수단에게 박수를 보낸다.
파리는 세계적인 유행과 패션 그리고 예술과 문화의 도시이다. 이 도시의 랜드마크인 에펠탑은 처음 세워질 때 고철 덩어리 취급을 당하고, 흉물스러운 철탑으로 홀대받았다. 마침내 20년 후 철거한다는 조건으로 세워졌는데, 지금은 파리의 랜드마크이자 프랑스의 자랑이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 된다”(고후 5:17)는 말씀이 떠오른다.
나는 34년 전인 1990년 2월, 파리서 5일 머문 적이 있었다. 5일 내내 비가 내려 파리는 안개와 비에 젖어 있었지만 젊은 내 혈관을 뜨겁게 달구며 긴장과 감동 그리고 큰 영감으로 내 영혼 속에 새겨있다.
특히 안토니 퀸이 주연했던 종치기 꼽추 카지모도와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의 사랑 이야기가 그려진 노트르담(수년 전 소실되었다) 성당을 찾아, 수백 년 동안 충성스러운 종치기들의 손때가 가득한 줄을 내 손으로 만지며 떨림으로 다가왔던 그 순간은 오래도록 내게 남아있었다.
몽마르트 언덕은 파리에서 가장 높은 언덕이다. 과거 피카소, 마네, 고흐 등이 무명시절 이곳 카페에 앉아 주인의 눈치를 보며 습작했던 명성 깊은 곳인데, 34년 그때도 화가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여행객들의 초상화를 그려주고 있었다. 에펠탑과 파리 시내가 한 눈으로 들어와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이곳이 소매치기들이 들끓고, 매음의 소굴이라는 말에 실망이 컸다.
지금도 그렇다고 하는데, 그곳 노천카페의 커피는 지금도 생각이 난다. TV에 올림픽 소식을 전하는 화면을 보면 대부분 애펠탑 주변의 파리시내가 나오는데 놀라운 것은 34년 전 모습이 그대로 나오는 것이었다. 옛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그들의 지혜가 부럽다.
그러나 세느강물처럼 세월은 흐르고, 인생은 나이 들어 늙어 가지만 추억은 남아 옛일을 되새기며 가슴을 떨리게 한다. 무더위 속에서도 아름다운 추억을 쌓아가는 8월이 되었으면 좋겠다.
淸水 ehc3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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