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의 제자 플라톤은 28살에 소크라테스의 비극적인 죽음을 목도하면서, 절망과 실의에 빠져 아테네를 떠난다. 이집트, 시실리아, 로마 등을 돌며 방황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플라톤은 넓은 세상을 보게 된다. 나무만 보며 지내던 사람이 숲을 보는 큰 안목을 갖게 되었고, 넓은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철학적 사고의 틀을 갖추게 된다.
12년의 세월이 지나고 그의 나이 40세에 조국 아테네로 돌아와 스승 소크라테스가 했던 것처럼 아고라(시장, 광장)에 모인 사람들과 대화 하면서 스승 소크라테스의 삶과 철학을 책으로 펼쳐낸다. 그는 입버릇처럼 아테네 시민들에게 헬라인으로 태어난 것, 자유인으로 태어난 것, 남자로 태어난 것, 소크라테스와 같은 시대에 태어난 것에 대하여 감사할 것을 이야기했다. 플라톤의 감사는 12년 외국여행을 하면서 체득한 것으로 자신의 조국과 삶의 현장에 비교하는 상대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더 깊고 숭고한 감사는 절대적인 것에 있다.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근본적인 감사이며 ‘존재적 감사’(Existential Thanks)이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죄 사함 받아 십자가의 주님을 나의 주님으로 영접하여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것은 존재적인 감사이다.
신앙의 자유를 찾아 신대륙에 정착했던 청교도들은 각고의 노력 끝에 추수한 열매를 들고 하나님께 감사한다. 오늘날 추수감사절의 시작이 된 그들의 감사에 들고 나간 열매는 빈약했고 상처투성이였지만, 그들의 마음에는 창조주에 대한 감사로 넘쳐났다. 필그림 파더스(Pilgrim Fathers) 의 감사 신앙은 오늘날 풍요롭고 기름진 위대한 미국을 세우는 바탕이 되었다.
세상 살기가 어렵고 힘들어도 ‘내가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고 살아가고 있다’는 고백은 존재적 감사자에게서 나오는 고백이다. 이런 존재적 감사는 고난스러운 현재를 넘어 내일의 문을 열어젖히는 능력이다. 인간을 가장 행복하게 하고, 아름답게 하는 삶의 비밀은 감사하는 데 있다.
2024년 추수감사절을 지내면서 ‘존재적인 감사’가 고백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또 무엇을 하든지 말에나 일에나 다 주 예수의 이름으로 하고 그를 힘입어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하라” (골 3:17)
淸水 ehc3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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