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남 전도사(1890~1971)는 세 가지 면에서 승리자였다.

첫째, 이혼의 슬픔을 딛고 예수 믿어 구원받았다. 22세 때 중학교 교사인 김지연 씨와 결혼하여 행복했지만, 딸만 셋 낳았다는 이유로 당시 조선총독부 교육부에 근무하는 남편에게 이혼을 당했다. 여성으로 태어난 것을 한스러워하며 1930년 아이들을 데리고 일본으로 건너가 허기진 배를 채우며 콩나물을 길러 팔면서 세 딸을 교육시켰다.

어느 날, 콩나물을 팔고 있는데 “예수 믿고 구원받으시오”라는 말이 들려왔다. 그 말이 천둥을 치듯 가슴으로 파고들어 고베교회를 찾아가 집회에 참석하여 성령의 불세례를 받고 신유은사를 받았다. 낮에는 옷 수선을 하고 밤에는 교회에서 경영하는 성경학교를 다녀 졸업하고 48세에 최학철 목사와 함께 복음에만 전념했다.

둘째는, 핍박을 이기고 고향에 교회를 세웠다. 조국이 해방되자, 꿈에도 그리던 고향에 골육친척을 구원하고자 세 딸과 같이 귀국하여 선산 김씨 집성촌인 경북 구미 고아읍 원호리로 돌아왔다. 대지 704㎡와 초가삼간을 일본에 있을 때 쌀 다섯 가마를 주고 사 둔 것이 있었다. 1946년, 그 집에 ‘원호교회’란 이름으로 개척을 시작했다. 일본에서 전도하기 위해 가지고 온 알사탕, 연필, 공책을 주면서 어린이들을 모아 주일학교를 했고 안방에 갇혀 있는 여성들에게 야간학교를 열어 글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30여 명이 공부를 하면서 찬송을 열심히 불렀는데 411장을 계속 부르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시고 피 흘리시는’ 환상을 보게 되었고, 성령의 역사가 일어나 참석하는 자들을 뒤집어 놓았다. 이 사건으로 인해 강팍했던 마을에 살아계신 하나님이 증거되면서 복음은 온 동네에 전파되기 시작했다.
온갖 박해가 심했지만 특히 성전을 지을 때 동네 사람들이 세 번이나 벽을 허무는 시련 속에서도 영적으로 무장하여 굴하지 않고 강한 믿음과 신앙의 용기로 공사를 진행하여 교회당을 세웠다.

셋째는, 주의 일꾼을 얻었다. 김준남 전도사는 중학교 1학년 김종만 학생을 전도하여 주일학교 교사가 되고 목사가 되게했다. 김종만 목사(동명교회 원로목사)를 비롯한 목사, 장로, 권사 등 많은 주의 종들이 그의 열매다. 지금의 원호교회는 대교회로 성장했다(사 6:6-8, 롬 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