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말 조선총독부는 유난히 성결교회를 집중적으로 압박했다. 그것은 성결교회만이 유독 재림신앙을 강조하여 일제의 국체에 어긋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당시 경성신학교장이며 성결교회 이사장인 이명직 목사를 불러 성결교회 교역자들이 재림신앙을 설교하지 말고 기관지 활천에도 게재하지 말라고 압력을 가했다. 그렇지만 그는 “예수 재림신앙만은 교리이므로 절대 철회 할 수 없다”고 통고했다.

그러자 일제는 기관지 ‘활천’ 폐간을 필두로 경성신학교 폐교, 1943년 5월에 전 교역자 체포, 9월에 성결교회 예배 중지령, 마침내 12월 29일에 성결교회 해산령을 내려 성결교회는 이 땅에서 사라졌다. 교회는 일반 공장으로 팔리고 신자들은 신앙을 유지하기 위해 장로교나 감리교로 뿔뿔이 흩어졌으며, 교역자들은 일시에 실직자가 되었다.

1945년 해방이 되어 성결교회가 재건되었고 신학교도 복교되자 지도자들이 이명직 목사를 만장일치로 교장으로 다시 추대했다. 이때, 이명직은 “나는 신학교가 폐교되고 교단이 해산된 책임 때문에 모든 공직을 맡을 수 없다”고 사양했다. 할 수 없이 그의 제자이며 신학교 교수였던 이 건 목사가 교장을 맡았다.

1950년 6.25전쟁으로 남침한 북한군은 각계의 주요 인사들을 납북했는데, 그 중에 서울신학교 교장 이 건, 김유연 교수, 총회장 박현명 등 성결교회 핵심지도자 6명을 강제 납북하여 교단의 손실이 매우 컸다.

그래도 부산 임시 수도에 피난 중인 성결교회 교역자들은 임시 신학교를 개교하여 교역자를 계속 양성하려고 했다. 하지만 신학교육에 경험이 있는 실무자들이 하나도 없어서 쉽지 않았다. 다행히 과거 경성신학교 교장이며 40년간 교수로 재직했던 이명직 목사가 부산에 피난 중이었는데, 간곡히 권유하여 이명직 목사를 교장으로 다시 추대하여 부산에서 임시 서울신학교를 개교했다.

그래서 수 많은 인재들을 양성하여 오늘의 성결교회가 성장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다. 하나님은 해방 후 이명직 목사를 숨겨두셨다가 어려울 때 다시 그를 사용하셨다. ‘여호와이레’였다. 그는 예비된 신학교 교장이었던 것이다(창 22:1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