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렬 목사 [창동교회]

인생의 두 갈래 길이 있습니다. 그것은 긍휼을 행하는 길과 긍휼을 행하지 아니하는 길입니다.긍휼이 무엇입니까? 긍휼(compassion)이란 ‘Com’ 함께라는 말과 ‘passion’(감정)이라는 말을 합하여 이루어진 말로 ‘함께 같은 감정으로 느낀다’는 뜻입니다.

이를테면 상대방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느끼는 감정입니다. 이웃의 힘겨움을 나의 힘겨움으로 느끼는 심정입니다. 타인의 슬픔을 나의 슬픔으로 공감하는 것입니다.한 걸음 더 나아가 감정, 느낌, 가슴으로 와 닿는 수준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그 문제를 돕고, 난관을 해결해 주려는 행위까지를 긍휼이라고 말씀합니다.

“아! 안됐다”, “불쌍하다”, 하며 함께 울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외로움을 덜어주고, 그 사람의 슬픔과 무거움을 가볍게 해 주는 것, 구체적으로 도와주는 것, 실제적으로 분담하는 것이 긍휼입니다. 예수님의 사역은 긍휼이었습니다. 말과 혀끝으로 긍휼이 아니라 삶의 실천이 긍휼로 열매 맺었습니다. 우리 예수님의 사역은 그 뿌리가 긍휼에서 출발하였습니다.

누가복음 7장 11절 이하의 말씀에 보면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허다한 무리와 함께 나인성으로 들어가십니다. 그런데 성 안에서 장례행렬이 나옵니다. 사람들이 죽은 자를 관에 메고 나오고 그 뒤에 부인이 오열하면서 따라옵니다. 나인성의 과부가 아들을 남편처럼 동반자로 살아왔습니다. 만약 남편이 있었다면 기댈 언덕이 되련만, 남편도 없이 아들 하나만 의지하던 부인이 아들마저 잃었으니 감당하기 어려운 마음에 휘청거리며 아들의 시신을 따라 장지로 가는 것입니다.

그때 주님께서 그 부인을 긍휼히 여기십니다. “여인아, 울지말라.” 그리고 그냥 지나가시는 것이 아닙니다.냄새나고 가까이 하기엔 불쾌한 시신이 담긴 관에 손을 대십니다. 이것은 사랑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그 시신이 담긴 관에 손을 대십니다. 그리고는 말씀하십니다. “청년아, 내가 네게 말한다. 일어나라.” 죽은 자가 듣겠습니까? 그러나 죽은 자도 주님의 말씀을 듣습니다.

청년이 살아났습니다. 그 어머니가 얼마나 기뻤겠습니까? 나인성민들이 얼마나 기뻤겠습니까? 이것이 긍휼입니다. 긍휼은 슬픔을 공감하고 함께 슬퍼하는 것 이상으로 슬픔을 너머서 기쁨의 손을 함께 잡는 것입니다.

주님의 긍휼에는 능력이 흐릅니다. 물론 우리는 전능하신 주님처럼 능력 있는 긍휼을 행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그 이미지를 닮아야 됩니다. 주님의 이미지를 닮아서 주님처럼 긍휼히 여기며 사랑으로 살아야 합니다.

왜 입니까? 우리의 뿌리가 긍휼이기 때문입니다. 목양사역에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요소는 예수님의 긍휼의 가슴입니다. 우리가 빈약한 자, 불쌍한 자를 도와주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사 우리가 어려움을 당할 때 건져주시고 보호해 주시고 살려주십니다.

하나님께서는 긍휼히 여기는 자를 긍휼히 여기시고 긍휼히 여기는 자에게 승리를 주십니다. 그래서 야고보서 2:13, “긍휼은 심판을 이기고 자랑하느니라.” 말씀하십니다.

우리 사역이 긍휼로 비롯되고 충만하여서 심판을 이기고 자랑하는 승리의 개가가 울려 퍼지기를 바랍니다. 바울서신의 인사말에 늘 쌍둥이처럼 등장하는 단어가 은혜와 평강입니다. 그런데 그의 사랑하는 영적 아들 디모데에게 목회서신을 육필의 교훈으로 보냅니다. 그 서신에서의 인사말은 은혜와 평강과 함께 긍휼을 더욱 포함합니다.

영광스런 목양사역에서 가장 절대 필요한 가슴과 손길은 긍휼의 심장입니다. 주여! 주의 종들에게 주님의 긍휼의 가슴을 갖도록 인도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