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은 청교도인들이 영국에서의 종교박해를 피하여 신대륙에 이주하여 온 400여 년 전의 역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앙의 자유와 미래의 새로운 꿈을 위하여 메이플라워호에 몸을 실은 청교도인들은 1620년 4개월에 걸친 기나긴 항해 끝에 현재의 미국 매사추세츠 주 플리머스에 도착하게 되었다. 그러나 겨울의 혹독한 추위와 풍토병으로 그 다음해 가을이 되었을 때는 무려 46명의 청교도인들이 사망하는 시련을 겪게 되었다.

추수감사절은 이와 같은 고난과 역경 속에서 지난 1년간의 추수를 통하여 하나님께 감사하는 축제를 연 것이 동기가 되었다. 기록에 의하면 청교도인들은 3일간의 추수감사의 축제 기간 중에 인디언 추장과 90여명의 용사들을 축제에 초대하였으며 당시 생존 여성이 소수였기 때문에 남성들과 인디언들이 나서서 축제 음식을 준비하는데 같이 힘을 합하였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1886년 언더우드 목사가 조선 개신교 사상 최초의 추수감사절 설교를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추수감사 절기에는 아펜젤러 목사의 ‘낙엽과 같은 인생’이라는 설교가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후에 조선의 교회에서 공식적으로 감사 절기를 지키기 시작한 것은 1904년부터 행해 졌다고 알려져 있다.

청교도들이 드린 추수감사축제나 한국 초대 교회에서의 추수감사예배는 풍족하여 넘친 가운데 드린 것이 아니었다. 가난 속에서 감사를, 고난 속에서 기쁨을, 슬픔 속에서 찬양을, 불확실한 미래를 바라보며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순전한 믿음으로 드린 것이었다. 그리고 그 감사는 자신의 공동체 축제를 넘어 자신들과 같지 않은 다른 인종과 이웃들을 하나님의 나라에 초대하고 함께 하나님을 찬양하는 ‘화합의 축제’였음을 알 수 있다.

서로간의 불신이 팽배하며 집단 이기주의가 만연한 한국 사회 속에서 신앙의 자유와 공동체 정신을 일구었던 추수감사절의 정신은 우리가 회복하여야 할 신앙의 유산이다. 진정한 신앙의 자유 속에 편견과 차별이 사라지며 공동체의 정신 안에서 인종과 성의 장벽을 극복할 수 있다.

영혼과 물질의 풍성한 수확을 거둘 추수감사절은 교회와 사회와의 틈을 매꾸며, 성도들의 가슴에 감사의 제목을 새겨 넣고 기념되어질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 우리 예성의 지체들은 한국 사회 속에서 화해와 사랑으로 하나님의 나라 건설을 위한 ‘희망’을 가지고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