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례 전도사(1922-2004)는 여성으로 서울신학대학 교수를 지낸 분이다. 아홉 살에 아버지와, 열네 살에 어머니와 이별하였다. 그래서 이모부 슬하에서 자라게 되었다. 이모부 이상철은 3.1운동 때부터 반일운동을 하여 감옥살이까지 한 의식 있는 애국지사요, 항일투사였다. 그는 일본경찰의 요주의 인물이었다.
일경에게 오랫동안 시달림을 받던 이상철은 만주 목단강으로 이주하였다. 거기서도 그는 요주의 인물이 되어 감시와 탄압을 받았다.
어느 날, 배가례가 일본인과 다투었는데, 일본인이 모욕적인 폭언을 하자 그녀는 일본인에게 야만인이라고 했다. 이 문제로 경찰서에 끌려갔고, 일본인 경찰에게 폭행과 폭언을 당하고, 계속 곤욕을 치렀다. 그녀는 이때부터 일본인들을 미워했다. 분노와 증오심이 불타올랐다. 억울함은 마음에 갈등, 그리고 삶에 대한 비관으로까지 발전하여 잠을 못 이룰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근처의 교회에서 종소리가 들려왔다. 종소리는 죽음을 생각하고 있는 그녀의 상처 난 심령 깊은 곳에 와 닿았다. 마치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고 부르는 것처럼 들려왔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교회로 향했다. 유난히 눈이 많이 와서 무릎까지 빠졌으나 그녀는 어느새 교회당에 앉아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날 목사님의 설교가 영혼에 와 닿았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 말을 듣고 또 나 보내신 이를 믿는 자는 영생을 얻었고, 심판에 이르지 아니하나니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겼느니라.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죽은 자들이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때가 오나니 곧 이 때라. 듣는 자는 살아나리라”(요 5:24-25)
“썩는 양식을 위하여 일하지 말고 영생하도록 있는 양식을 위하여 하라. 이 양식은 인자가 너희에게 주리니 인자는 아버지 하나님의 인치신 자니라”
“내가 곧 생명의 떡이니, 내게 오는 자는 주리지 아니할 터이요,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라”
하나님의 말씀은 그녀의 마음 속의 모든 증오와 분노, 절망과 무의미, 두려움, 방황과 좌절감, 공허감의 쓴 뿌리, 어두움을 몰아내고 빛과 생명으로 다가왔다. 정신적 불안과 혼란, 슬픔을 평화와 기쁨으로 바꾸어 주었다. 미움의 늪에 빠졌던 그녀에게 사랑의 빛을 비추었다. 놀라운 은혜가 임한 것이다. 그녀는 온전한 회개의 기도를 드렸다. 철저한 회개는 그녀의 전 존재를 변화시켰다. 새로운 사람이 되었다.
이날 이후로 그녀는 믿음과 순종으로 주님의 생명과 빛 가운데 거하는 자가 되었다. 하나님께서 그녀를 종소리로 부르시고, 말씀으로 거듭나게 하신 것이다(요 3:5, 6, 벧전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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