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라고 시작되는 시가 있다.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 이해인) 6월은 가는 곳마다 장미와 수국이 지천이었다. 특히 수국은 과하도록 탐스러워 마치 발정 난 짐승처럼 웅크리고 있었는데, 수국이 물러가고 발밑에 채송화, 그리고 그 향기가 100리를 간다는 치자 향기가 7월의 들판을 채운다. 뙤약볕, 장마, 폭염, 무더위로부터 지친 사람들에게 바람 따라오는 치자꽃 향기는 여름날 청량제 같은 생생한 은총 가운데 하나이다.
치자 향기가 그리운 7월을 맞으며 1년이 12달, 그 12달을 6개월씩 잘라 전반기, 후반기로 구분할 수 있음이 참으로 다행스럽게 다가온다. 지난 시간의 부끄러움, 어설픔을 반성하며 털어내고 새롭게 다짐하며 후반기를 향할 수 있으니 말이다.
되돌아보는 지난 시간은 언제나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그것을 거울삼아 다시 할 수 있음은 큰 축복이다. 전반전을 실패한 감독이 후반전을 앞둔 선수들에게 당부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철학자 융(Jung)은 전반기가 영역확장(Expending), 뿌리내림(Rooting)의 시간들이었다면, 후반기 삶의 과제를 관계(Relation)와 자기정체성(Self-identity) 확립을 이야기했다.
2021년 후반기 우리의 과제는 무엇일까? 융의 이야기대로 관계된 모든 이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의 손길을 펴고, 진정한 나를 찾는 일 일수도 있겠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코로나바이러스로 놓치고 있던 ’회복‘이 아닐까?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률이 20%를 육박한다는데, 그 괴물 같은 코로나바이러스는 여전히 우리 교회와 삶을 위협하며 거만하게 버티고 있다.
괴물을 밀쳐내고 사회도 학교도 경제도 그리고 우리 교회도 일상으로 돌아와야(회복) 한다. 예년 같으면 성경학교, 수련회로 북적거릴 교육관이 다시금 활기를 띄도록 해야겠다. 그리되도록 인내의 기도 자리를 확보해야 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일 것이다.
후반전이 시작되는 첫날부터 확진자가 700여명이 넘고 있다는 우울한 뉴스가 전해진다. 장마를 몰고 오는 습한 바람에 치자꽃 향기도 묻혀 나에게로 왔으면 좋겠다. 그 어느 때보다 치자꽃 향기가 그리운 7월이다.
淸水 ehc3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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