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 목사 [어울림상담코칭센터]

카네기 연구소에 의하면 성공한 사람들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 업무능력이 20%라면 대인관계 능력이 80%를 차지한다고 한다. 이러한 대인관계의 능력은 자기분석을 통한 자기 이해 능력이 높을 때 가능하며, 이것을 자기이해지능이라고 한다. 자기이해지능이란 마음속의 생각과 감정의 흐름이나 자기가 싫어하거나 좋아하는 것과 자기가 누구인지에 대한 정체성에 대한 이해 능력이다.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는 하는 사람들도 의외로 자기이해지능이 부족한 경우도 있다. 첫 만남의 모임에서 자기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본 사람이라면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참석자들이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자신을 소개하라고 하면 기껏 해 봐야 “어디에서 살고 있는 누구이고 취미는 이런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정도이다. 자신에 대해서 좀 더 소개하고 싶지만 분위기상으로 너무 나서는 것 같은 인상을 주지 않으려고 간단하게 소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충분한 시간을 준다고 해도 자신의 내면세계까지 이야기하는 경우는 드물다. 자신을 소개하더라도 자신의 살아온 이력이나 경험이나 업적 등과 같은 외적인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가하면 자신의 속에 있는 신념이나 가치관 혹은 성격적 성향과 같은 내적인 모습에 소개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처음 만난 사람들에게 자신의 내면을 노출시키기 어려운 상황도 있지만, 자기 이해능력이 부족하거나, 자신을 노출할만한 자존감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최근에 필자는 목회자와 사모를 대상으로 ‘자기분석 집단상담’을 실시한 바 있다. 목회자와 사모들이 집단상담에 참여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자기를 분석을 위해 시간을 낸다는 것을 더욱 생소한 일이다. 이 과정에서 필자는 참석자들에게 자기 이해를 위한 자기분석을 하는 시간을 갖도록 했다. 자기이해를 위한 자기분석은 곧 자신의 마음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조하리의 창문에 의하면 사람의 마음을 네 가지 영역으로 나눈다. 첫째, 자신도 알고 타인도 알고 있는 공개적인 영역의 나, 둘째, 자신은 알지만 타인에게는 노출시키지 않는 은폐 영역의 나, 셋째, 타인은 알고 있지만 나는 모르고 있는 장님 영역의 나, 넷째, 나도 모르고 타인도 모르고 오직 하나님만이 알고 있는 미지 영역의 내가 있다.

자기분석 집단상담을 통해서 참석자들은 현재의 나의 감정과 행동은 어디서부터 온 것인지? 나의 열등감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나의 비합리적인 사고방식은 무엇인지? 내가 왜 대인관계에서 자주 갈등이 일어나는지? 나는 왜 별것 아닌 일에 쉽게 분노하는지? 등에 대한 내면의 세계를 이해하면서 매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았다. 이런 자기분석을 통해서 현재 자신의 모습을 이해하게 되면 타인을 이해하게 되고, 더 나아가 원만한 의사소통과 대인관계를 가질 수 있다. 왜냐하면 사람은 자신을 이해한 만큼 타인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 이해는 신체적인 이해, 심리적 이해, 정서적 이해, 사회적 이해, 역사적 이해, 신학적 이해 등 다양한 측면이 있다. 이러한 면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때 전인적인 이해를 할 수 있다. 예전에 20년간 개척교회를 해 오셨던 목사님이 필자에게 “박 목사! 나는 지금까지 하나님만 바라보면서 목회를 해왔지, 성도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을 갖지 못했어!”라고 하면서 인간 이해에 소홀히 해 왔던 자신을 후회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목회자가 성도의 내면을 이해하지 못한 것은 성격적이거나 신학적인 문제일수도 있지만, 목회자 본인이 자신에 대한 내적인 이해가 부족했거나 이에 대해 가치를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목회자가 성도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돌보아주기 위해서는 목회자 역시 자기분석을 통한 자기이해가 필요하다. 성도뿐 아니라 목회자도 종종 자기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타인의 눈에 있는 티를 빼 내려고만 한다. 자기이해지능이 부족한 사람들의 말이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는 명언의 의미가 새롭게 와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