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윤식 목사 [제일교회]

1. 한국 사회 내 고령화 현상
1960년대 3.1%에 불과했던 한국의 노인인구는 2000년에 7.2%로 증가하였다가 2010년에는 10.7%로 급증하였다. 노인인구 7%이상인 사회를 Aging Society 즉 고령화 사회라고 한다면 우리나라는 2000년도에 이미 고령화 사회가 되었으며, 2020년 15.1%의 노인인구 증가 추세로 미루어 볼 때, 노인인구 14%가 넘는 고령 사회 즉 Aged Society의 도래가 코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같은 급격한 고령화 현상으로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되는 노인문제는 노인자신이나 가족들만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사회문제를 심각하게 대두시키고 있다. 경제적으로 노인 빈곤율이 45.1%에 이르고, 평균수명의 증가로 만성질환의 노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퇴직으로 인한 역할상실과 고독감으로 노인들의 정신건강은 피폐해지고 매년 약 4,000명의 자살자 중에서 25%이상이 노인들의 자살률을 기록하는 실정에 이르렀다.

2. 노인의 어려운 점 4가지, 4고
(1) 건강 상실- 노인에게 주관적 건강과 객관적 건강은 일치한다. 즉, 노인에게 몸과 마음이 같이 간다는 말이다. 특히 노인에게는 마음이 즐거우면 몸도 가뿐해진다는 말이 정말 맞다. 노인에게 마음이 아프면 몸도 병든다. 세월호 아픔 속에 한 어르신이 손주를 잃고 쓰러져 입원하셨는데, 이는 손주를 잃은 마음의 아픔이 몸져눕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원로(은퇴) 교역자들 역시 “항상 기뻐하라”는 말씀을 실천하며 기쁘고 즐겁게 살아가셔야 한다.

(2) 소득이 없는 것 - 노인에게 아무리 부동산 재산이 많다고 하더라도 매월 일정한 소득이 없다면 행복한 노년의 생활을 영위할 수 없다. 성경에 나오는 불의한 청지기 비유에서처럼, 그 직에서 그만 둘 경우를 대비하여 지혜롭게 자선 활동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교회는 원로(은퇴) 교역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매월 비용을 교회 수준에 맞게 지급해드려야 하고, 자식들도 매월 일정 비용을 이 분들에게 드려 효를 실천해야 할 것이다. 

(3) 역할이 없는 것 - 은퇴한 이후에 역할이 끝났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증가하면서 노인들의 경우에도 60세-69세까지 노인들을 “연소 노인”이라고 하고 70세-75세까지 “중고령 노인”이라 부르며, 75세-84세를 “고령노인,” 85세 이후를 “초고령 노인”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우리 교회의 경우, 은퇴하신 분들이 ‘아론 봉사대’를 조직하여 무료급식소인 “사랑의 공동식사 나눔터”에서 배식 봉사를 매주 수, 토에 하신다.

원로 목사인 경우, 대예배 설교 월 1회, 오후예배 설교 월 1회, 수요 노인학교 설교(학장), 각종 교회 회식 모임에 초청받았을 경우에 참가하여 축복기도로 봉사하신다. 그러므로 원로(은퇴) 교역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주일 대예배 설교를 하고, 노인학교나 노인 교실의 교장이 되어서 같은 연배의 노인들을 영적으로 지도하며, 선교회나 복지회를 조직하여 교회 부설 기관을 운영하거나, 연구소나 기관을 설립하여 평생 체득한 목회 노하우를 후임 목사들에게 목회 위기관리 차원에서 전수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4) 소외감, 외로움 - 원로(은퇴) 목회자의 경우 소외감과 외로움을 느끼는 경향성이 더욱 뚜렷해지는데, 한국 교회에서 목회자가 은퇴하면 교회와 단절하고 교회에서 멀리 떨어져 사는 것을 목회자의 미덕으로 여기는 데, 문제가 있다. 성경 뿐 만 아니라, 인간적인 측면에서도 지금까지 함께 동거 동락하신 원로(은퇴) 교역자를 박정하게 교회에 나오지 못하게 막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이다. 대부분의 원로(은퇴) 목회자들은 퇴역으로 인하여 발생한 역할 상실 및 고독감에 외로워하고 있다. 성도들이나 후임 목사와의 대화 단절과 갈등, 목회 활동의 제약, 신체 건강의 악화, 배우자와의 사별, 자녀들과의 불편한 관계 등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은퇴 목회자들이 섬기던 교회에 지속적으로 출석하여 교회를 영적으로 섬기도록 교회나 교단에서 장려해야 한다. 혹시 섬기던 교회를 떠난 경우에는 은퇴 목회자들이 연합하여 교회를 세우고 함께 예배드리는 생활을 해야 한다. 신앙은 은퇴가 없고 교회 봉사는 끝이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