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들의 최대 고민 중 하나는 성도들의 삶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며, 성도들의 최대 고민 중 하나는 목사들의 삶이 변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하버드에서 ‘초기 교회사’ 로 박사 학위를 받은 ‘알렌 크라이더’ 는 ‘회심의 변질’이라는 책을 썼다. 그는 이 책에서 회심이 즉 구원의 문제가 얼마나 변질되어졌는가를 말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초기 교회는 신자가 되는 것이 굉장히 까다롭고 힘들었다고 한다. 예수를 왕으로 구세주로 영접했는가는 당연하고 예컨대, 가난한 자를 돌보는지, 병든 자를 방문하는지, 나그네를 대접하고, 원수를 용서했는지를 체크했다.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과 친구, 이웃에게까지 그 사람의 진정한 회심에 대해서 확인한 다음에야 그리스도인으로 받아들여졌고 비로소 예배와 성찬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교회 공동체에 받아들여지기까지 일반적으로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초기 교회 시대는 외부적인 환경도 녹녹치 않았다. 초기 교회시대에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낙오되는 것을 각오하는 일이었다. 돈과 권력에서 멀어지고 관계는 단절되고 미래는 전혀 보장받지 못하며 더 나아가 목숨까지 내놓아야 하는 처지였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러한 시대에 교회가 성장하고 그리스도인들은 늘어만 갔다는 것이다. 초기 교회는 4세기 초까지 매 10년마다 평균 40%씩 성장했고, 결국 로마의 인구 중 10%에 육박하게 되었다.
그 핍박의 시대에 로마의 인구 10분이 1이 그리스도인이 된 것이다. 기독교 신앙을 가지면 대우 받고, 성공하고, 인정받는 것이라면 이해가 가지만 기독교 신앙을 가지면 도리어 손해보고, 고난 받고, 미래를 보장 받지 못하고, 죽임까지 당하는 시기인데… 그것도 믿는다고 하면 교회 공동체가 환영하고 받아주는 것도 아니며 도리어 혹독한 검증 절차를 거쳐서 겨우 그리스도인이라고 인정해 준다.
그런데 교회는 성장하고 그리스도인들이 늘어간다. 저자는 그 이유를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진정한 회심이 있었고, 그 회심을 확인받았으며, 회심한 그리스도인들은 믿는 대로 행동했으며, 믿는 대로 살았다. 이 회심이 교회 성장의 근원이었다는 것이다.
콘스탄틴의 기독교 공인 이후, 로마는 기독교 국가가 된다. 로마가 기독교 사회가 되면서 공적인 권력이 신앙을 강요하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이 특권과 이익을 노리고 교회 안으로 물밀 듯이 밀려오게 된다. 그러자 깐깐했던, 어려웠던 회심의 과정이 축소되고 간소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회심이 변질되었고, 구원이, 믿는다는 개념이 변질되었다. 회심은 ‘변화’ 이며 삶의 총체적인 재구성이다.
하지만 이런 변화의 요구 없이 얼마든지 신자가 되기 시작했다. 삶은 그대로인데 얼마든지 신자가 되었고 이교도의 세계관을 그대로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그들을 신자로 받아주었다. 이것이 회심의 변질이며 기독교 신앙의 타락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 시대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도 이 회심의 문제가 아닐지 생각해 본다.
삶은 전혀 변화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얼마든지 기독교인이 될 수 있다. 삶이 변화되지 않은 기독교인들은 세상에 더는 감동과 도전을 줄 수 없다. 믿는 대로 살지 않기 때문이다. ‘회심의 변질’이라는 책은 우리로 하여금 성경이 말하는 참다운 회심으로 돌아가야 할 것을 말하고 있다.
저자/알렌 크라이더 출판사/대장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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