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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닌 하나님께서
2023-05-15 오전 9:42:00    성결신문 기자   


내가 아닌 하나님께서

박지희 집사 [은현교회]

일 년 12개월 중에서 6개월이 지났다. 한 치 앞도 모르는 우리의 삶이다. 나의 직장은 주 중에 하루는 쉴 수 있어서, 친정엄마가 병원 진료를 받으러 오는 5월 24일에 직장을 쉬기로 하였다. 엄마랑 언니와 함께 서울에서 데이트하기로 한 것이다. 

나의 계획은 이러했다. “병원에서 만나 근처 올림픽공원에서 걷고, 공원 안에 자리한 ‘투썸’에서 커피 마시며 더위를 식히자. 그리고 근처 석촌호수를 조금 걷다 보면 남편이 오겠지?” 그런데 몸이 아픈 엄마는 금세 피로가 쌓였고, 많이 걸을 수 없는 더운 날씨였다. 배가 조금 고파서 ‘투썸’이 아닌 그 근처 ‘파리크라상’에 갔고, 남편은 선거 차량 때문에 차가 많이 막혀 도착 예상보다 1시간 정도 늦어졌다. 

그러다보니 마지막으로 계획했던 일정인 롯데타워에 가기에는 너무 늦어졌던 것이다. 그러나 롯데타워 티켓이 당일만 사용 가능하고 금액이 비쌌기 때문에 조금 무리해서 갈 수밖에 없었다. 계획과는 완전히 틀어진 일정에 소심한 나는 무척 속이 상했다. 옆에서 계속 괜찮다고 위로하는 남편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다. 

엄마는 그동안 폐에 문제가 생겨서 수술날짜를 잡고, 수술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조치원에서 검진하다가 갑상선에 이상이 보인다는걸 알게 되었다. 우리는 얼른 대학병원에 소견서를 들고 갔고, 급하게 다음날 검사를 진행하게 되었다. 다음날 또 조치원에서 올라오는 건 무리여서, 그날 우리 집에서 주무시게 되었다. 

내가 병원에 모시고 가야하기에 직장에 조금 늦는다는 허락을 받고 병원에 갔다. 그런데 조금 더 정밀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한다. CT 촬영과 초음파를 해야 하는데, 가능한 시간을 찾다보니, 이틀에 나눠 찍게 되었다. ‘또 어떻게 해야 하나...’ 다행스럽게도 목요일엔 남편이 시간을 내서, 엄마를 모시고 병원을 갈 수 있었고, 금요일은 나의 직장에서 일을 빼주었다. 

이런 상황에서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으로 가득 차서 목요일에 출근을 하던 내 마음에 아주 옅게 어떤 생각이 나를 스쳐갔다. ‘네 힘을 빼라!’ 그동안 나는 가족 구원을 위해 기도하고 있었다. ‘가족이 예수님을 믿어야해!’ 하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에, 나는 무엇이든 열심히 해야 한다고 나를 다그치는 편이었다. 

내가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부모님의 구원문제가 달려있다는 생각으로 늘 편안함보다는 부담을 가지고 애를 썼었다. 그런데 이번에 알았다. 가족 구원을 이루려는 나의 주장, 내 힘이 너무 컸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엄마는 결국 폐와 갑상선에 무언가 보여서 수술을 진행하게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입원 내내 보호자 1명만 가능해서 서울에 사는 내가 엄마 옆에서 간호를 하기로 했다. 병간호를 처음 해보기도 하고 살갑고 애교 있는 성격이 아니라 걱정이 많았다. 나는 예수님만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엄마 옆에서 계속 기도해줘야지. 내가 할 수 있는 건 기도밖에 없으니까.’ 

나는 그동안 주님께 무엇을 달라고, 나의 기도를 들어달라고 떼쓰는 기도는 안해야지 하며 살았는데,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마 7:7) 이 말씀이 어느 날엔 자연스럽게 나에게 스며들었다. 그래서 그 이후부터는 구할 때마다 이 말씀에 의지해서 당차게 구하게 되었다. 나는 다음과 같이 기도하였다. 

1. 병원 안에서의 모든 일들과 생활, 하나님의 따스한 품으로 보호하여 주세요. 
2.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와 간호사 선생님들께 지혜와 능력을 주세요. 
3. 두려움으로 떨고 있는 엄마에게 예수님이 함께해주셔서, 엄마가 예수님을 만나게 해주세요. 
4. 다른 병이 생기지 않고 아주 깔끔하게 수술을 마치고, 암이 아닌 아주 평범한 종양이었다는 결과를 받게 해주세요.
5. 회복도 놀라운 속도로 이루어져 몸도 마음도 안전하게 퇴원하게 해주세요.
나는 병원 안에서의 하루하루에 감사제목을 찾기 시작했다. 참 예쁜 풍경을 보게 하심에 감사하였다. 여러분이 중보해주시는 마음에 감사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수술 당일이 되었다. 엄마는 휠체어에 앉아서 가는 내내 눈을 꼭 감고 계셨고, 그런 엄마를 보니 내 마음이 울컥했다. 아무 말도 못해주고 손만 잡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라 했는데 잘하고 오라는 말밖에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엄마의 볼을 쓰다듬어 주었다. 

수술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을 엄마를 위해 정말 많은 분들이 한마음으로 기도해주셨다. 

함께 살아가게 하시는 놀라운 축복을 매 번 느끼며 살아가는 중이다. 수술실에 들어갔다는 문자, 수술이 종료되어 회복실에 있다는 두 번째 문자. 두 번째 문자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수술이 잘 끝났다고 했고 회복만을 노력하며 기다렸다.

 “무엇보다도 이 세상에서 아무리 잘나고 돈 많아도 하나님 없으면 아무 소용 없다는 걸 또 느끼게 됩니다. 하나님과 함께함이 가장 큰 복이라, 하나님 나와 함께 해주심이 가장 큰 선물이라, 나는 임마누엘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또 의지합니다. 하나님 내일도 내일모레도 떨리고 걱정되지만 하루를 마치게 해주실 것이고, 하나님과 대화하게 해주실 것이니! 견뎌내겠습니다.” 

병원에서 하루하루 적어두었던 기도 중 일부이다. 고난이 은혜인 이유.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하고 그 고백은 귀하다. 하나님과 주변의 고마운 사람들과 함께여서 쓸쓸한 밤이 아니고 희망으로 물든 밤이었다. 

“토요일에 퇴원을 하더라도, 아니면 더 늦어져 다음 주까지 가더라도 낙심하지 않고 슬퍼하지 않을 이유를 찾았습니다. 하나님의 섭리는 완벽하시기에,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계획은 완벽하시기에, 나의 생각과 계획으로는 전혀 생각해낼 수 없이 선한 길로 인도하실 하나님이시기에 슬퍼하지 않고 하루하루 살아낼 것입니다. 내일도 내일모레도 해는 뜨고 눈은 떠져야할 것인데, 아주 살짝은 두려움이 있지만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다시 나아가겠습니다.” 회복속도에 따라 퇴원 날짜가 미뤄진다고 했다. 또 나도 모르게 퇴원 날짜를 내가 정해두었다. 

‘입원을 이때 하면 며칠 정도 걸린다 했으니 이때는 퇴원하겠지?’ 아니었다. 마지막까지 하나님만 신뢰하게 하셨다. 참 감사하게도 토요일이 되기 전인 금요일, 엄마에게 꽂혀있던 바늘들과 흉관을 하나씩 뺏다. 얼른 집에 가고파하는 엄마의 의지도 강했고, 수술 부위가 잘 아물고 있다는 뜻으로 피가 많이 새지 않았다. 하나씩 하나씩 평온을 되찾았다. 중보기도의 힘이었다. 

새벽, 아침, 점심, 저녁, 밤. 수시로 엄마 이름을 부르기 때문에 편히 잠든 적이 없다. 쉽지 않았지만 나는 큰 선물을 받았다. 엄마가 갑자기 우리 집에서 자게 된 그 주, 목요일, 오빠가 엄마랑 단둘이 병원 다녀온 날이다. 오빠는 어머니랑 정말 많은 비밀을 나눴다면서, 근데 안 알려줄 거라고 놀리면서도, 밤에 엄마가 주무신 후 하나만 알려줬다.

“지희야 오늘 어머니 나랑 약속했다.”
“무슨 약속?”
“교회 가시기로 한 약속!”
“? ? ?”
“지금 당장은 교회 가기 힘드시데.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으시데. 그런데 조금만 일 정리되고 여유로워지면 교회 가시기로 했어.”
“그리고 예전에 지희를 교회 못 가게하면서 했던 말들이 지희한테 상처로 남지 않았나 걱정하시더라.”

나는 이 말을 듣고, 오빠한테 안겨 울었다. 내 평생소원, 나 부자 되지 않아도 괜찮고, 내가 받을 복을 다 엄마아빠에게 주고 싶을 만큼 가장 원했던 한 가지. 부모님이 예수님을 믿으시는 것. 무엇이든 상상하기가 자연스러운 나인데도 부모님이 예수님을 믿는다는 상상만큼은 너무나 어려웠다. 

그만큼 나에게 정말 큰 기도제목인데 주님께서 이루어주셨다. 어쩌면 내가 너무 겁을 내고있었나보다. 내 안에 커다란 공간을 가족구원이라는 소망이 다 차지하고 있었는데, 조금씩 여유로운 공간이 생겼다. 나라, 세계 공동체의 구원이라는 기도제목이 채워질 수 있도록 여유 공간을 주신 것 같다. 

아직 부모님은 예수님을 모른다. 이 모든 것은 아직까지 과정일 뿐이다. 그러나 나는 믿는다. 믿음으로 구하고 찾고 문을 두드리자! 열어주신다고 주님께서 친히 말씀해주셨다.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마7:7)

구원의 투구와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라(엡 6:17)

기자 : 성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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