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정 목사 [신리교회 / 충남지방회장]
본문의 말씀은 옳지 않은 어느 청지기에 관한 예수님의 비유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본문 8절에 “옳지 않은 청지기가 지혜 있게 하였으므로. 지혜로움이니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 청지기가 한 일을 보면 첫째, 주인 것을 낭비하였고(1절), 둘째, 주인의 재산을 멋대로 탕감해주어 큰 손해를 입혔습니다(5-7). 이는 주인 것을 횡령한 죄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불의하고 잘못된 죄인을 지혜롭다고 하였습니다. 왜 주님은 이 옳지 않은 자를 지혜롭다고 하셨는지를 살펴 지혜롭다는 인정을 받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살펴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1.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야 합니다.
청지기란 어떤 존재일까? 청지기는 관리하는 사람)입니다. 눅16:1-8의 청지기는 영어(NIV)성경에서 manager라 했습니다. 눅 12:42의 지혜 있고 진실한 청지기도 faithful and wise manager라 했습니다. 이를 한글 성경에서 청지기로 번역했으나 그 의미는 ‘관리자, 경영, 집사 등’입니다. 보편적으로 매니저는 ‘야구 감독’이 매니저고, 구단주는 팀의 주인(master,owner)입니다.
manager는 주인이 요구하는 지침을 받아서, 주인의 기대에 부합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처럼 manager로 부름을 받은 성도는 하나님으로부터 청지기의 사명을 맡은 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매년 그리고 최종적으로 삶을 마감할 때 청지기로 결산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 우리는 본문의 말씀을 통해 2024년 한해 청지기로서 삶을 결산할 시간이 다가옴을 인식하고 준비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2. 앞날을 생각하고 셈해야 합니다(2).
오늘 본문 2절에 “네 보던 일을 셈하라” 했습니다. 본문의 청지기는 자신이 주인(master)인 줄로 착각하고 주인의 뜻을 어기고 돈을 멋대로 관리해, 주인의 재산을 낭비했습니다. 이 사실을 안 주인이 책망하며, “네 보던 일을 셈하라”고 하였습니다.
청지기는 자기의 앞날을 생각하며 나름의 살길을 물색했습니다(3-4). 그는 궁리 끝에 주인에게 빚진 자들을 불러서, 기름 백 말을 빚진 자에게 “오십이라 쓰라”했습니다. 이렇듯 청지기는 주인의 돈을 맘대로 조작했습니다. 이는 사문서위조와 횡령죄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이런 엉터리에게 주인은 칭찬합니다(8).
이유가 뭘까요? ‘지혜’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 ‘지혜’가 어떤 것일까요? 이 청지기가 주인을 기억했다는 것입니다. 청지기는 자신에게 주인이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지나온 시간 동안 우리의 주인 예수님을 의식해야 지혜로운 자가 될 수 있습니다.
3. 남아있는 시간을 선용해야 합니다.
도날드 크레이빌는 「거꾸로 된 하나님의 나라」에서 불의한 청지기에 대한 주인의 역설적인 반응에 대한 설명으로 당시 청지기가 주인의 남은 돈으로 주인 몰래 돈놀이하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자기 몫을 챙기기 위해 과다하게 받기로 한 이자를 감면해 주고 이로 빚진 자신에게 환심을 얻어 그들로 미래를 도모하려 한 것입니다.
이 청지기와 같이, 우리도 주님의 것으로 주님 뜻과 무관하게 나의 이익을 위해 사용해 오던 것을 주님께 돌아가게 하고 자기 삶도 챙기는 지혜로운 자가 되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제 2024년 남은 시간을 통해 그동안 우리가 하나님의 뜻대로 살지 못한 것을 바로 잡되 특히 불의한 청지기처럼 하나님의 뜻에 어긋나게 사용한 시간과 돈을 바로잡는 지혜로운 청지기(manager)가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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