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례 권사(1906-1973)는 대한부인회 활동으로 여성계몽활동가요, 성우보육원, 금강애린원 등을 운영하며 어린이보육사역으로 대사회활동을 했다. 원생들을 끔찍이도 사랑하고 신앙으로 지도한 어머니였다. 그의 품에서 자란 아이들 중에 중진급 목사님만도 열 명이나 된다.

평소에 그리도 꽃을 좋아하셨다. 정성 다해 사철 끊임없이 꽃을 피우셨고, 겨울에는 온실에서 돌보셨다. 이렇게 화초를 기른 데는 이유가 있다. 나무나 꽃에 손이 많이 가 정성을 들이면 꽃이나 열매가 탐스러운데, 간혹 손이 미치지 못하면 말라죽는 것 같이 버려진 아이들도 함부로 대하지 않고 정성 다해 기르며 기도하면 꼭 필요한 사람이 된다는 확신 때문이다. 아이들 때문에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날 때는 온실에 들어가 화초를 만지며 스스로 위로하고 위로 받으셨다.

분신처럼 아끼던 수많은 화초가 아수라장이 된 적이 있다. 누구의 짓인지 금방 알 수 있다. 고교진학 문제로 어제 밤 상담한 아이와 의견이 맞지 않았던 것이다, 서운한 마음 금할 수 없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 달래며 위로 받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건만, 그날은…

‘친부모도 버렸는데, 그런 자식을 키우며 오줌 누이고, 병원 데리고 가고, 한 이불 속에 품고 잠을 설친 날이 얼마인데 그렇게 키운 아들인데.’

이런 경우에 친아들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권사님은 만감이 교차하는 가운데힘없이 쓰러지고 마셨다. 사랑이다.(요 15:9, 갈 5:13)

임도례 권사는 빨래할 때 대야에 물을 가득 채워 빨래감을 담고나서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대야를 힘껏 밀어 보아라, 대야 속에 있는 빨래가 힘껏 다시 돌아온다. 또한 살짝 밀어 보아라. 그러면 살짝 돌아온다. 이처럼 사랑도 힘껏 주면 힘껏 받을 수 있고 살짝 주면 살짝 밖에 못 받는다”(마 7:12, 마 22:39, 요 13:3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