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B.C 46년 알렉산드리아의 천문학자 소스게네스의 조언을 받아 1년 12달 365일의 태양력을 제정해 선포한다. 로마인이 만든 율리어스력의 네 번째 달, 4월(April)은 아프로디테(Aphrodite)에게서 온 말이다. 생명이 약동하는 아름다운 4월을 사랑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를 기린다는 뜻으로 그리했다고 한다.
시인 T.S.Eliot은 좥황무지좦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 했다. 장편 시 좥황무지좦는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 기억과 욕망이 뒤섞고 /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 ….’로 시작된다. 1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사회의 황폐한 모습을 상징적으로 묘사한 장편 시 좥황무지좦 첫 단락은 참으로 인상적이다. 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 했을까? 그것은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기’ 때문이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은 ‘죽은 땅’이었다.
죽은 땅에 봄비 몇 방울이 얼어붙었던 뿌리를 휘젓고 난 뒤, 여린 씨앗은 꿈틀꿈틀 밖으로 나와야 했으니 그것은 몸서리치는 힘겨움이었으리라. 그래서 엘리엇은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예수그리스도의 부활과 빗대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예수그리스도는 성육신 하시어 온갖 고난을 다 겪고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다. 사람들은 그리스도의 몸을 십자가에서 내려 무덤에 묻었다. 돌 문으로 무덤은 가려지고 병사들은 그 무덤을 에워쌌다. 무덤은 이제 그 누구도 접근할 수 없는 죽은 땅이었다.
그런데 사흘 되던 날 새벽, 마치 죽은 땅에서 라일락이 피어나듯, 그리스도는 부활하셨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온 땅에 생명이 부어진 사건이다. 세상에 이보다 더 아름답고, 역동적이고, 놀라운 일이 또 어디 있을까?
오랜 가뭄 끝에 반가운 단비가 내린다. 단 봄비에 메마른 땅이 화들짝 피어난다. 우리도 그렇게 살아나자. 그리스도의 부활이 내 부활 되게 하자. 4월은 아프로디테를 기리는 때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부활을 찬양하고 춤추는 계절이 되어야 할 것이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살아서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라” (요 11:25-26)
淸水 ehc3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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