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규 목사 [미주지역총회 총회장 / 보내심을받은생명의소리교회 ]
사람들은 마리아에 관해 상반된 두 견해를 갖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녀를 지나치게 높여 신처럼 모십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그녀에게 무관심합니다. 전자는 카톨릭이고, 후자는 개신교의 경향입니다.
카톨릭의 문서들 중에 마리아는 하나님의 어머니며 그녀가 죽지 않고 승천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지나치게 마리아를 높여 그녀를 숭배합니다. 사실 마리아의 승천 기사는 성경에 없을 뿐만 아니라, 인간인 그녀가 천지창조의 하나님이 될 수 없습니다.
마리아는 예수님 탄생 도구로 쓰임 받은 것입니다. 예수님과 마리아를 동등하게 여기거나, 그 이상의 존재로 생각하는 것은 성경적이지 않습니다.
이에 반해 개신교에서는 여성 마리아에 큰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지나친 무관심은 그녀의 몸을 통해 이 땅에 오신 그리스도가 전하는 의미를 놓칠 수 있습니다. 성경은 예수님을 잉태한 그녀에게 “네가 세상 모든 여인들 중에 가장 복 받은 자다”라고 말합니다(눅 1:42). 하나님께서 그녀에게 이런 큰 은총을 주신 의도는 무엇일까요? 크리스마스에 마리아(Mary)의 삶이 전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첫째,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마리아의 고향 갈릴리 나사렛은 사람들 사이에서 배움이 없어 “저주 받은 사람들이 사는 곳” 혹은 그늘지고 흑암에 행하는 자들이 고통받는 장소로 이해되었습니다(사 9:1-2).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날 수 있느냐”(요 1:46)라는 조롱 섞인 속담까지 만들어진 곳입니다.
스스로가 자신을 “비천한 여종”으로 표현한 마리아가 선택된 이유를 천사는 “하나님께 은혜를 입었느니라”고 밝힙니다(눅 1:30). 마리아는 천한 자가 위대한 인물이 되는 비결은 하나님의 은혜라고 간증합니다.
사무엘 스톰스는 은혜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은혜란 당신의 공로로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요, 당신의 무공로로 잃어 버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만일 우리의 선함과 자랑할 만한 것을 따라 하나님이 주신 것이라면 그것이 건강이든, 장수든, 부귀든 은혜일 수 없다. 또한 우리의 악하고 부끄러운 것에 반응해서 주시지 않는 것이라면, 그것 역시 은혜일 수 없다. 은혜는 우리의 옳고 그릇됨을 따지지 않고 주시는 선물이다.” 마리아가 전하는 크리스마스 우리를 위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둘째,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마리아는 천사의 말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인류의 구세주가 자기처럼 천한 자의 태에서 잉태된다는 것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처럼 들렸습니다. 아무리 전능하신 분이지만, 그녀는 하나님은 자신이 누군지 잘 모르고 하신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녀는 믿을 수 없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어요?”라고 질문합니다. 천사는 이렇게 답합니다.
“성령이 네게 임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이 너를 덮으시리니 이러므로 나실 바 거룩한 자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으리라”(눅 1:35). 천사의 관심은 사람인 마리아가 아닙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이십니다. 천사의 관심은 비천한 마리아의 현실이 아닙니다.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능력이 마리아의 삶을 덮는 것입니다. 천사의 관심은 무능한 동네인 갈릴리 나사렛이 아닙니다.
무자격자에게 은혜를 주시는 전능하신 하나님입니다. 하나님께서 마리아의 삶을 찾아오셨습니다. 이제 그녀의 삶에 하나님의 위대함이 나타났습니다. 사방이 막힌 것같이 어둡고 절망적인 우리 삶을 찾아오시는 하나님께서는 현실을 넘어 놀라운 일을 이루십니다. 마리아가 우리에게 전하는 크리스마스 메시지입니다.
셋째, 마리아의 순종입니다.
이제 마리아는 결단을 합니다. “주의 계집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하매 천사가 떠나 가니라”(눅 1:38). 이 고백은 처녀의 몸으로서 아기를 임신하겠다는 결단입니다. 이 순종은 대가를 요구하는 결단입니다. 처녀가 임신하면 어떻게 될까요? 당시, 유대인의 엄격한 결혼 전통에 따르면 혼인하지 않은 여성이 임신하면 부정한 여인으로 낙인찍혀 돌에 맞아 사형당했습니다.
사회의 관행을 알면서도 마리아는 순종을 선택합니다. 사실 그녀는 순종하지 않고 피할 수도 있었습니다. 은혜가 아무리 좋지만 처녀인 내가 아기를 잉태하여 돌에 맞아 죽을 수 있냐며, 거절하는 것이 더 쉬웠습니다. 은혜도 좋지만 사람들 앞에 내 체면을 버릴 수 없다며, 순종하지 않을 수도 있었습니다.
여러분이 마리아의 입장이었으면, 어떻게 하셨을 것 같습니까? 마리아는 죽으면 죽으리라는 고백으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합니다. 마리아의 순종은 하늘의 위대한 일을 자기 삶에 가져왔습니다.
순종이 마리아를 역사의 주인공으로 만들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마리아(Mary)가 보여주는 크리스마스 교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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