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한희준 선교사 [동남아시아지방회장]

그동안 삭개오 본문은 죄인이었던 삭개오가 예수님을 만나 의인이 되었다는 이야기로 많이 해석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선입견과 오해로 인해 삭개오 본문을 올바르게 해석하는 데 방해가 되어 왔다. 우선 삭개오를 올바르게 해석하기 위해서는 누가복음 18장에 등장하는 부자 관원과 대조하여 해석해야 한다.

성경에서 두 사람은 모두 부자로 소개한다. 하지만 분명한 대조를 이룬다. 한 사람은 예수님의 초청을 거절한 이유가 소유 때문이지만 한 사람은 소유를 나눠주고 있었던 사람이다. 즉 누가복음 18장 25절에서 이야기하는 바늘귀를 통과한 부자가 19장의 삭개오인 것이다. 삭개오는 그 이름의 뜻처럼 의로운 사람이었을 것이다.

먼저 우리는 삭개오의 직업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마태복음 17장 25절에 보면 ‘국세와 관세’라는 표현이 있다. 예수님 당시에 이미 국세와 관세가 구분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헌에 보면 국세에 해당하는 인두세, 토지세 등은 로마 총독이 직접 관리 하였고, 관세에 해당하는 물품세, 통행세는 로마 정부에서 세금징수권을 5년 단위로 경매로 판매하여 낙찰자가 관리하도록 하였다. 그 세금징수권을 낙찰 받은 부자들에게 고용되어 일하던 사람들이 우리가 알고 있는 세리이다.

그러면 삭개오의 직업은 무엇인가? 삭개오의 직업은 세리가 아닌 세리장(2절)이다. 성경에 세리에 해당하는 (텔로네스)라는 단어는 총 21회 사용되었다. 그러나 세리장에 해당하는 (아르키텔로네스)라는 단어는 이 본문에서만 단 1회 사용된다. 중요한 것은 성경이나 로마 어느 문헌에도 세금징수권자를 세리장으로 표기한 문헌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다.

즉, 기존에 우리가 해석하던 세리 중에 가장 나쁜 놈이 ‘세리장’이라는 해석은 합당하지 않다. 세리장은 아마도 윤리적으로 더욱 엄격해야만 했던 국세를 걷는 어느 고위직을 뜻하는 표현일 가능이 높다.

또한 삭개오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 예수님의 가르침 중에 하나님 나라는 중심 사상이다. 그러나 그 당시 사람들은 예수님의 하나님의 나라를 마카비 혁명과 같은 나라로 생각했을 가능성이 많다. 하나님의 나라를 그런 혁명적인 나라로 인식 했다면 로마 정부와 협력하는 직업군에 속하는 삭개오는 처형 1순위에 해당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삭개오는 자신의 거취와 상관없이 예수님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었다.

그리고 19장 8절에서 삭개오는 ‘내 소유의 절반을 가난한 자들에게 주겠사오며’라고 말한다. ‘주겠사오며’에 해당하는 단어 (디도미)는 현재형으로 줄 것이다라는 의미가 아닌 ‘현재 주고 있다’라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즉, 삭개오는 공동체로부터 오해 받는 상황에서도 18장의 부자 관원과는 반대로 이미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라 이웃에게 자신의 소유를 나눠 주고 있었던 사람이었다.

그리고 또한 유대 문헌의 특징인 평행(인클루지오)구조 통해 의미를 강조하는 형식을 본문과 누가복음 3장에서 발견할 수 있다. 즉, 누가는 3장 10-14절을 통해 누가 진정한 아브라함의 자손인가를 이야기 하고 있고, 누가복음 19장 1-10절 삭개오 본문을 통해 진정한 아브라함의 자손(9절)이 삭개오임을 강조하고 있다.

오해받고 소외된 삶을 살더라도 하나님 나라를 위해 순종하는 삶을 살았던 삭개오처럼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순종을 통해 성결한 삶을 살아가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