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와 다문화 사회로 급변하는 현실 속에서, 시대적 위기 극복의 대안으로 성결운동이 제시됐다. 성결이 개인 경건에 머무르지 않고 사랑과 환대를 통해 사회적 난제를 풀어갈 수 있는 신앙적 자산이라는 것이다.
한국성결교회연합회(대표회장 홍사진 목사)는 지난 16일 성결대학교 학술정보관에서 ‘기독교 역사 속의 성결운동과 목회적 적용’을 주제로 2025 신학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성결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되짚고, AI·다문화 사회라는 현대적 맥락 속에서 그 가능성을 재해석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발제에 나선 성결대학교 박정수 교수는 ‘바울의 성결론’을 주제로 발제하며 성결 신학의 성서적 토대를 재조명했다.
박 교수는 “사회가 기술 발전과 인구 구성의 변화로 인해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이러한 문제를 단순한 기술적·정책적 대응만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며 “특히 사랑과 환대라는 기독교적 가치가 사회적 갈등을 완화하고 상호 이해를 증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신학대학교 하도균 교수는 ‘환대의 복음과 성결운동’을 주제로, 고독과 단절이 일상화된 시대일수록 사랑의 실천으로서 성결운동의 가치가 더욱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하 교수는 “4차 산업혁명과 AI 시대로 접어들면서 인간의 효율은 높아졌지만, 관계의 결핍과 외로움은 오히려 심화됐다”며 “다문화 사회로 접어든 오늘날, 문화와 언어가 다른 이들을 품는 환대는 교회가 감당해야 할 중요한 시대적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존 웨슬리의 성결 이해를 언급하며, 사랑의 실천과 환대를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려 했던 웨슬리의 신앙이 영국의 영적 부흥을 이끌었고, 19세기 성결운동 역시 이 정신을 계승한 갱신 운동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결운동의 후예들은 이 유산을 시대에 맞게 재정리해 세상 속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사랑의 환대를 삶으로 증명할 때 성결운동은 다시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미나에서는 디지털 문명 위기 속에서 성결운동의 역할도 논의됐다. 나사렛대학교 김성원 교수는 AI 오남용과 알고리즘 왜곡, 경제적 양극화 등 현대 사회의 구조적 위기에 대한 교회의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인류 역사 속에서 문제에 대한 자정 장치가 가장 효과적으로 작동해온 공동체는 교회였다”며 “성결운동의 활성화를 통해 건강한 정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사회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 시대의 미래교회는 성결운동의 역동적인 실천을 통해 디지털 디스토피아와 통제 불능의 AI 위기에 대응하며, 성스러움을 회복하는 공동체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 과정에서는 다문화 배경을 지닌 이웃들과의 관계 설정에 있어서도 단순한 수용을 넘어, 서로의 문화와 삶의 경험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사회 구성원이 다양해질수록 상호 존중과 배려가 공동체의 건강성을 유지하는 핵심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AI 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주요 논제로 다뤄졌다. 기술 혁신이 제공하는 편리함과 효율성 이면에 존재하는 일자리 구조 변화,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 인간 관계의 단절 문제에 대해 교회와 신학이 공동체적 차원에서 깊이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